Telescope Peak 11,043 ft (3,366 m)
데스밸리 국립공원에는
해발고도보다 더 낮은 배드워터 Bad Water가
있는 반면에만 피트 (3,048 m) 넘는 고산도 있습니다.
어쩌면 저지대 지역의 드넓은 사막에서 있는 고봉이라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느껴질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까지 보이는 조망권이
마치 망원경으로 보듯이 보여서 산 이름이
텔레스콥산으로 불립니다.
그 정상에서의 조망을 느끼기 위해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동이 트면서 바로 산행이 시작됩니다.
사막에서 보는 일출의 태양은
화려한 선을 넘어서 신비롭습니다.
텔레스콥 등산로 입구입니다.
편도 7마일 (11.2 km)이라는데 왕복
14마일(242. km) 거리입니다.
고산에서 잘 서식하는
피니언 파인 트리가 일출 장면을
가려서 등산로의 펑 뚫린 곳을 보기 위해
모하비가 먼저 등산로를 향해 달립니다.
해가 오르는 아래 산세는
모두 사막산자락이고 그 아래 구름처럼
보이는 곳이 해발고도보다 낮다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명물이 배드워터입니다.
사막의 멋진 일출을 감상하고
등산로를 본격적으로 걷자 이제는
피니언파인 넛츠 Pinon pine nuts 즉 잣이
달린 솔방울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솔방울 잎사이로 모두 2개씩 튼실하게
영근 잣이 얼굴을 빼곡히 내밀고 있습니다.
잣이 많이 익자 활짝 핀
솔방울의 뒤쪽인데 그 정교함에 이끌려
만지면 그 순간 찐득찐득 송진액이 손에 묻어
지워지지 않습니다.
옷에 묻으면 세탁을 해도 그 자국이
오래 남게 됩니다.
솔방울은 송진을 온통 뒤집어쓰고
설치류로부터 씨앗인 잣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연이어 2년간 겨울에 많은 비가 온
남가주 일대에서 오랜만에 산은 나무와 덤불이 우거지고
잣도 풍성하게 열려서 미국인 멤버들도
사막을 그렇게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많은 잣이 떨어진 것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아 정직한 자연에 감탄했습니다.
피니언 파인은 사막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고 그 열매인 잣은 소나무 중에 잣이
가장 굵고 향도 좋습니다.
바닥에도 즐비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인적 없는 이른 아침에
사슴도 등산로를 산책한 발자국이
보입니다.
잣을 까서 맛보고 몇 개 주웠더니
손에 장갑에 등산 스틱에도 묻고 난리가
나고서 산행에 집중을 하니
텔레스콥 산이 이내 보입니다.
고봉의 산이 이내 시야에 들어와
14마일(242. km) 거리보다 더 짧은 거리라
생각되었는데 산세를 자세히 보면
산의 색깔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어디냐고요?
초록 도깨비 얼굴을 지나는 곳에 깊은
협곡이 있음을 짐작되고 그 경계로 산의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이는 산행로가 곧장 갈 수 없고 협곡을
우회하여 가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회하는 등산로는 온화하게 느끼는
잘 만들어진 등산로는 사막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뒤돌아 보면 안테나도 보입니다.
이 사막의 오지에도 근대시대에는 인디언과
백인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는 많습니다.
우회하는 언덕으로 햇살이
점점 뜨겁게 오릅니다.
이 일대의 돌은 납작하고
단단한 편마암이 많이 보입니다.
단단한 돌사이의 서로
다른 줄무늬가 마치 먹물을 뿌려
도화지를 덮어 작가의 의도 없이 그려지는
꼴라쥬 그림을 보듯이 재미있습니다.
협곡을 우회하기 위해
산 능선을 돌아서 갑니다.
올해와 작년은 풍성한
겨울비로 봄에는 사막 전체가 야생화로 화려했고
그 꽃들은 여름의 고온건조한 날씨로
말라버린 꽃이 그대로 유지되어
가을단풍처럼 보입니다.
서로 다른 소나무가 여기저기
혹독한 더위와 추위를 이기고 자라는데
고도가 높을수록 브리슬콘(Bristlecone)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식물인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독특한 곳이기도 합니다.
혹한의 겨울 눈이 봄까지 지속되고
여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데스밸리의
고온에 견디며 끈질긴 삶을 살다가
그 혹독함으로 고사목이지만 웅장하게 보입니다.
그 힘겨운 삶을 죽어서도 꼿꼿이
선채로 버티다가 마침내
편히 누웠습니다.
정상 직전의 정션 Junction에도
다양한 소나무가 서식하고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솔방울은
가지 맨 끝에 달려있습니다.
풍성하게 달린 솔방울 켜켜로
잣이 열려입니다.
가장 고령의 4 천년이 넘었다는 브리슬콘 소나무는
누구도 그 소나무를 모른다는 포스팅의 링크:
https://hees1113.tistory.com/47
고봉의 눈과 비가 오면 이 깊은
협곡을 통하여 드넓은 광야 같은 소금사막인
배드워터로 흘러듭니다.
지난봄에 방문했을 때 언제나 소금으로 말라 있는
배드워터가 2년간 겨울비로 정말 물이
보였습니다.
이민자가 동부에서 서부로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사막을 지나는 과정에 물이 없어 사망하기도
하여 가까스로 도착한 데스밸리에서
목이 말라 물을 보고 먹었는데 바다보다 더
짠 소금물이니 그 물을 뱉으며 나쁜 물 Bad Water이라
말해 붙인 지명입니다.
그 데스밸리에 물이 찬 신기루를 보는 링크:
https://hees1113.tistory.com/1108
사막의 비에도 잘 견디도록 편마암으로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산 정상 직전은 가파른 오르막 길이
지그재그로 힘겹게 오릅니다.
힘든 구간을 걸으면 즐거운 대화는 사라지고
그저 거친 숨소리로 자신의 내면을
드려다 볼 뿐입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국립공원 내에 있는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등산로 입구에도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도가 높고 열악한
자연 속 사막산은 늘 긴장하는 것도
안전사고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겹겹이 펼쳐지는
사막산세가 절경입니다.
앞 사진의 오른쪽으로 어제
지나쳤던 트로나 마을의 척박한 사막도
시야에 들어오고 구름으로 희미하지만
모하비가 좋아하는 씨에라 산군의 HPS 산들도
보입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정상의 해발고도가
11,043 ft (3,366 m)이니 혹한의 날씨를
만나면 대피할 곳도 여러 곳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정상에서 걸어온 길을 내려다
봅니다.
아침 구름이 많아 먼 시야의
조망은 흐렸지만 멋진 사막을 보는 데는
손색이 없는 날씨입니다.
잔잔한 구름들이 그림자로
배드워터 소금사막에 또 다른 그림이
연출됩니다.
오후에 배드워터에 잔잔한 구름의
그림자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작년에는 저 산과 소금사막의 경계의 비포장도로를
온전이 자동차로 달렸는데 그 모습이
텔레스콥 등산로에서 잘 보입니다.
사막의 고봉에 서면 강렬한 햇살이지만
건조하여 상쾌한 가을 날씨를
보여 줍니다.
씨에라 클럽의 산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나면 모두 아웃도어를 좋아하여서 그동안
어디를 다녀왔냐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합니다.
그 질문에 하와이 여행과 텔레스콥 산행을 했다니까
모두 하나같이 텔레스콥 산에는
아직 눈이 있느냐고 질문합니다.
우회하는 등산로 길에서 어제
이곳으로 오기 위해 오지의 사막을 달렸던
길도 보입니다.
비가 오면 이 깊은 협곡의
물이 배드워터까지 흘러듭니다.
바람을 피하고 물을 찾아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폭염을 견디며
살기 위한 강한 몸부림이 저절로 느껴집니다.
고온건조한 기후에 꽃은
드라이플라워 기법을 인위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꽃자체의 색으로 말라 있습니다.
만지면 바스러지듯이
부서집니다.
야생메밀의 꽃은 지형에 따라
꽃색깔이 천차만별입니다.
꽃들이 고온으로 말라서
저절로 단풍 같은 가을 분위기를
만든 사막의 가을 모습도 낭만적입니다.
사막의 거침은 선인장조차 물을 찾아
땅을 기어가듯이 자라고 겨울의 눈은 한여름에도
잔설이 남는 곳이 고도 높은 사막산입니다.
국립공원에 위치한 씨에라 클럽에서
사막산에 속하는 텔레스콥의 등산로는 일반적인
사막의 고산에 비해 순했습니다.
인내심만 있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산로 입구까지는 비포장도를 달려야 합니다.
일반 세단차 힘든 산입니다.
풍요로운 날씨를 만나면 사막에서도 더 풍성한 잣이
열리니 자연은 거짓이 없습니다.
열악한 날씨의 사막에서는 그 생명을 견디는
인고를 거듭하니 자연은 성실합니다.
'Hiking 미국 서부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w-1. 사막산의 가을 - 10/19/2023 (1) | 2024.10.31 |
---|---|
v-3. 오지 사막속 불가사의, 숯 가마터 - 10/9/2024 (7) | 2024.10.30 |
v-1. 사막 산, 데스밸리 국립공원- 10/7/2024 (5) | 2024.10.27 |
휘트니 산주변의 고봉은 눈과 빙하 - 9/7/2024 (3) | 2024.09.24 |
기왓장을 밟듯이 오르는 산행로 - 8/31/2024 (8) | 2024.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