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의 모험 Mojave's Adventures

Hiking 미국 서부 산행

차-1. 정상도 산세도 특급인 정상 - 2/27/2025

Mojave 2025. 3. 8. 05:06

Ken Point 6,424 ft (1,958 m)

4일간의 캠핑에서 매일 산행 중인

오늘이 3일째가 되니 서서히 장거리

등산하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 백팩킹 등산이

아니어서 마음은 가볍습니다.

연속 산행 3일째인 오늘이 가장

먼 거리의 산행로를 걸어야 하는 코스의

켄포인터 산입니다.

이 지역 캠핑장은

워낙 고지대여서 해발고도가

벌써 4,000ft (1,219 m)가 훌쩍 넘어서 춥기 때문에

2월 말인 요즘에는 캠핑장이 한적합니다.

100개 이상의 사이트를 가진 큰 캠핑장이지만 

모하비 팀과

이웃한 카캠핑하는 밴 자동차 한 대만 보이고

건너편으로 RV 한 대가 보입니다.

캠핑 비용도 무인으로 지불하여 일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체감온도 영하의 쌀쌀한

아침 날씨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CA-74 HWY.

 

모하비가 씨에라 클럽 첫 회원으로 되던

해가 2014년 전이고 블로그를 시작한 해가 2016년이니

10여 년 전에 정상에 서면 감격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산은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래서

모하비는 요즘 HPS 280봉을 두 번은

올라야겠다는 생각에 두 번째 리스트에 도전 중입니다.

다시 정상에 서 보면 그때만큼 

감동적이지 않은 산도 있고 또 어떤 산은

처음 올랐을 때는 멋 모르고 오른 탓인지 두 번째 오르면

그 산세와 산정상의 모습이 더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후자의 느낌을 주는

컨포인터 산을 오르니 기대됩니다.

 

74번 도로의 우람하게 자란

소나무 숲으로 멋진 집들이 즐비합니다.

오늘은 산행 후에 이 마을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산친구의 저녁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번 4일간 캠핑여행에서

첫날에 올랐던 토마스산의 이정표가 

보이는데 등산로 입구는 다릅니다.

 

Ken Point Trailhead

 

컨포인터 산으로 가는 길은

두 개의 루터가 있는데 거리는 각각 10마일 (16 km),

16마일 (26 km)이 있습니다.

전자는 모하비가 이미 올랐던 길이고

후자의 PCT일부 구간도 걸었지만 컨포인터로

오르지 않아 후자로 컨포인터를 가려고 합니다.

이 길을 택하여 정상에 오르면

HPS 두 번째 도전은 물론이고 패스파인드도 됩니다.

 

 

산행길이 멀어서 오늘 여정이 순조로워야

해가 지기 전에이곳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데 

26 km의 먼 거리를 걷는 부담감은 시작부터

긴장이 됩니다.

한 순간이라도 오류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집중하며 걸어야 합니다.

 

산길 초반부는 미국 서부의 남북을 걷는

장거리 도보 여행길인 PCT길을

따라 걷습니다.

 

PCT 장거리 도보 여행자는 대부분

멕시코와 미국 국경선인 샌디에이고의 최남단에서

시작하여 이곳까지 걸어온 사람이

지금은 2월 말이라 드물고 길도 한산합니다.

그래도 덤불 속에 무료로 물을 준비해

트레일 앤절의 고마운 손길이 보입니다.

세계 3대 장거리 도보여행 길인

동부 AT와 중주 CDT보다 서부 PCT의 남쪽

사막지형으로 물이 귀한 산길입니다.

 

장거리 트레일은 길이 순조롭기도 하지만

때로는 험한 바위와 절벽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 힘든 길인데

대부분의 산맥과 산맥이 이어지는 시작 부분의

산길은 부드럽고 순조롭습니다.

 

지척에는 레드생크가 뒤덮은 숲과

먼산에도 부드러운 산세가 반겨 줍니다.

전 세계에서 모이는 장거리 하이커들이

구경하며 지날 풍경입니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시름하며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왔다 갔다 우왕좌왕하며

걷지 말라고 돌로 줄을 그어 둔 것도 

장거리 하이커에게는 큰 배려입니다.

 

Manzanita

 

레드생크와 만자니타는 줄기가

모두 자주색으로 하이커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잎도 꽃도 서로 다릅니다.

둘 다 나무줄기가 메마른 성분이라 불에 타면

전소되는데 만자니타는 거의 죽습니다.

산의 연회색빛 마른 나뭇가지는 모두 

불에 탄 만자니타입니다.

 

그러나 레드생크는

불에 타고 비가 내리면 나무 그루터기에서

옆순이 나와 다시 살아납니다.

 

이 길은 모하비가 다른 산을 오를 때

걸었던 익숙한 길입니다.

 

등산로는 점점 바위가 보이며

험해지기 시작합니다.

 

바위가 점점 더 보이고

PCT길은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 뒤로 이어져서

오레건주, 워싱턴주를 거쳐 캐나다

국경선에서 끝나는 총 거리

2,650 마일 (4,270 km) 거리를 무거운 배낭을

지고 종주하는 것이 여러분은

믿어지는지요?

 

Butterfly Peak

 

HPS 목록에 들어가는

버터플라이 산이 보입니다.

산의 형상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나비가 비행하는 모습을 닮은 산입니다.

 

 

귀한 물이 보입니다.

 PCT하이커들이 정수해

먹기에는 물이 맑지 않아 아쉽습니다.

 

PCT 하이커들이 이 이정표를 보면서

제대로 잘 걷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는 고마운 이정표입니다.

 

거대한 소나무 아래에서

사과를 먹으며 첫 휴식을 합니다.

 

오늘 개별 산행에는 모하비가

리더 하기 때문에 정상직전의 산길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하산길에서 PCT길을

만나기 전까지는 긴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길을 다시 하산하며

걸을 때는 인내력이 동원하는 끈기로

걸어야 할 것입니다.

 

고도 높은 사막에서 자라는

이곳에 피니언 큰 소나무가 자랐습니다.

솔방울이 작고 장미꽃처럼 예쁘고

무엇보다 큰 잣을 영그는 소나무입니다.

 

PCT길을 따라 잘 걷다가

철 게이트를 만나면 PCT길을 이탈한다고

모하비는 공부했는데 뒤따라 오는 단님이

이 길이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사진의 큰 소나무 너머까지 걸으니 높은

산자락이 앞을 막고 협곡 쪽에는 바위입니다.

 

다시 지도를 펼치는데

모하비는 씨에라 HPS 사이트의

이 산길 설명을 스크린 숏으로 찍어 온 것을

다시 숙독하니 게이트까지 간다는 설명입니다.

에구...

시간도 없는데 우왕좌왕하며 0.5마일 (0.8 km)

더 걸어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굽이굽이 아직도 걸어가야 할

길을 보니 마음으로는 억겁으로 가는

먼 거리로 보입니다.

 

드디어 철게이트를 만났고 

이 게이트를 열고 넘으면 PCT 길이 이어지고

모하비 일행은 PCT길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켄포인터 산을 향해 걷습니다.

 

 PCT를 버리고 걷는 등산로는

좁고 덤불들이 서로 자라서 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 아래의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뚫고 나와서

되돌아본 모습은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깊은 협곡입니다.

굴러 떨어지면 방향감각조차 모르는

두려운 협곡입니다.

 

희미한 덤불길을 뚫고 나면

절벽길이고

바위가 떨어진 아찔한 모습도 보입니다.

 

마침내 펑 뚫린 소방도로가 나옵니다.

소방도로도 길 중앙으로도

덤불이 자라 소방도로라는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길로 변해 있습니다.

 

만약 잘못된 길로 들어선 그 길을

 계속 걸었다면 오른쪽의 산자락을 넘어야

했으니 야생지대에서는 잠깐의

오류가 산행 실패와 더불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끔찍한 반성을 합니다.

 

오른쪽의 가장 높이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으로 보이지만 저 봉우리를

오르면 또 더 높은 봉우리가 손짓하며

힘겨운 하이커를 지치게 하며 밀당하는 산이

컨포인터 산입니다.

이제 왼쪽을 잘 살피며 걸으면 돌이정표인

덕스가 있습니다.

 

소방도로를 종료하고 이제는 산으로

크로스컨츄리로 헤치고 걸어야 합니다.

다행히 씨에라 멤버들이 오르면서 길을 낸 돌탑

덕스를 잘 찾으면 한결 수월합니다.

저 봉우리에 서서 본 정상이 아래 사진입니다.

 

봉우리를 보고 힘겹게 올라서 숨을

고르면 더 놓은 봉우리가 다시 손짓하는

곳이 바로 정상입니다.

단단한 덤불들이 서로 엉켜 길이 있다가

없어지고 희미한 길에서 덤불을 헤치고 걸으면

또 길이 보이는 숨바꼭질을 합니다.

이제는 정상까지 길이 뚜렷이

보입니다.

 

2년 전쯤 모하비도 돌하나

올려둔 이 덕스를 만났습니다.

2022년 12월 다른 등산로입구에서 오른 링크:

https://hees1113.tistory.com/774

그날의 바람은 정말 거세게 불었습니다.

 

 봉우리에서 올라온 후 내려다보니

올라온 언덕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도 주말의 비소식 탓인지 람이

거세고 차갑습니다.

 

정상의 멋진 바위 조각품이

 긴장감하며 힘들게 올랐던 수고를

위로해 주는 듯합니다.

 

사막과 숲의 경계점에서

사막의 척박함도 숲의 온화함도

동시에 품고 있는 컨포인터 산입니다.

 

샌디에이고 산천은 모두

내 발아래 있다는 자존감이 한껏  

 높아지면서 그만 자만심으로 변질합니다.

 

다시 고개를 발아래로

숙여 보면 마음은 겸손하라고 합니다.

그 겸손을 껴안으면 안전하게

하산하게 됩니다.

 

바람은 더 거세고 차갑게 불어

잠시 자만했던 열정을 식혀 줍니다.

정상에 맞는 바람은 몸을 휘청거리게 하니 인간은

 단지 자연 속의 점 하나라고 느껴집니다.

자연의 묘한 상과 벌이

모하비의 뇌리에는 짜릿한 쾌감을 줍니다.

 

Ken point Summit

 

벤치마크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돌 밑에 빨간 깡통 속에 방명록

수첩도 비바람을 피해 숨어 있습니다.

 

 

거센 바람을 견딜 수 없어서

방명록에 이름만 적고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바위 아래 앉아서 점심을 먹습니다.

바람은 방향을 시시각각 바꾸어

부니 이곳도 안전하지 않아 하산을 서둘러

여장을 챙깁니다.

 

정상에 서서 뒤돌아 보면

걸어온 길도 장관입니다.

겹겹이 산맥이 이어지며 사막과 숲을

경계로 길게 뻗은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켄포인터 정상

 

모하비의 허리줌에 맨 밴다나 손수건도

모자도 바람에 휘날립니다.

바람 부는 날은 모자의 끈을 배낭끈을 클립으로

고정을 하면 모자가 벗겨져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바위 아래 앉아 점심을 먹을 때는

땀이 식기 때문에 다운재킷을 꺼내 입었습니다.

이제 하산하는 8마일 (10 km) 거리는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긴 여정길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PCT길을 만나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위 조각품과 협곡 그리고 다양한 숲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