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Prismatic, Biscuit Basin, CDT
자연 속을 걸으며 화산 활동을 보는
파이어홀 드라이버 코스는 한적합니다.
그리고 불길한 먹구름이 계속 따라옵니다.
비옷을 배낭에서 꺼내 입고
우중 화산지대의 운치 있는 산책로를
상상하며 걷습니다.
옐로스톤의 화려한 그랜드 프리즈매틱의
복잡한 곳과는 달리 인적도 없는 잘 포장된
도로를 걸으며 간헐천을 보니 문뜩
자연은 규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대한 온천수 기둥을 뿜어내는
올드 패이스플을 위시하여 모든
간헐천은 규칙적입니다.
자연의 4계절이 규칙적으로 흐르듯이
지구의 지각도 규칙적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앞 포스팅 921번 글에 언급했던
White Dome Geyser는 돌아오는 길에
홀로 온천 분수쇼를 하여 멀리서도 품어 내는
물줄기가 포착됩니다.
이 간헐천도 누가 보던 안 보던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뜨거운 물줄기를
품어 냅니다.
자연의 이치처럼 사람도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하면
자연처럼 기적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노란 스티키 멍키꽃이
온천이 흘러 식어진 미네랄의 영양으로
풍성한 꽃밭을 이루었습니다.
때로는 뜨거운 물로
소나무의 밑동이 손상된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다가 소나무는 고사목으로 서서
그 삶은 쓰러지면서 소멸됩니다.
풍족한 물로 초원지대는
모든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고 성장하도록
하는데 그 근원이 화산활동인 온천입니다.
자동차는 다시 남쪽으로 향하여
그랜드 프리즈매틱의 전체를 조망하는
가장 복잡한 Fair Falls Trail 입구에 당도합니다.
산행이 불편하신 A님 자처하여 주차장에
우리를 내려주고 0.5마일 거리에 있는
한적한 Mallard Creek 등산로 입구의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그랜드 프리즈매틱을 조망하기 위해
지나는 다리입니다.
옐로스톤은 유유히 흐르는 강이 많아
강태공에게는
최고의 낚시터입니다.
모하비는 거대하고 신비한
그랜드 프리즈매틱의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 산행을 합니다.
모하비가 밟은 콘크리트에는
1923년에 설치된 벤치마크가 있습니다.
산행은 왕복 3마일(5km) 거리의 여러 사람이
지날 수 있는 소방도로이지만
산길이고 오르막 경사가 있습니다.
정상의 뷰포인터는 협소하고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모하비는 독사진을 찍겠다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생략했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교대하는
틈을 타서 신비로운 온천을
꾹꾹 찍기만 해도 즐겁고 황홀했습니다.
오전에 이 온천을 보기 위해
저 아래 보드를 걸었는데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김에 어슴푸레 푸른빛만 보일 뿐
이런 호수라는 것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앞 포스팅 921번이 가까이에서 본 것입니다.
https://hees1113.tistory.com/921
이 사진은 전체 풍경 없이 온천만 찍었고 온천
옆으로 걷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하면
이 온천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구가 숨 쉬는 온천! 미국 최대로 큰 온천!
세계 3대 큰 온천 중의 하나!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온천!
전체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찹니다.
옐로스톤의 가장 하이라이트입니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온천을 보고
하산하여 길을 건너 바로 산길로 들어서면
숲이 빼곡한 곳을 지나자마자 주황색표를 따라
등산로가 잘 닦여진 곳을 걷습니다.
인적이 뜸한 외진 숲에는 모기들이 총 공격합니다.
만나기로 한 Mallard Creek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검색의 달인이신 A님이 여유 만만하게 기다리고 있었고
차에 오르자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이번 여행은 비가 궂은 날씨가 많았는데
이래저래 비를 피하는 행운을 자주 만났습니다.
화산 활동지에 내리는 비의 운치는 낭만
그 자체일텐데 노란색 엔틱 자동차로 투어 하는
모습은 절로 향수를 느끼게 할 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걸었던 우거진 숲 속의 풍경은
남가주 사막산과 달리 아팔래치안 트레일 (AT)
도보여행의 동부 산길과 닮아서
5년 전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비는 그치고 늦은 오후에
비스킷 분지로 이동하여 1마일 (1.6km)남짓한
거리지만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온천수의 온도에 따라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색깔은 선명합니다.
온도에 따라 서식하는
박테리아종이 달라서
색깔이 다르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비스킷 바이슨을 둘러보고
캠핑장으로 가는 길에 잠시 정차합니다.
그곳은 바로
CDT가 관통하는 이사 호수입니다.
옐로스톤은
미국 아니, 세계 3대 장거리 등산로 중
가장 긴 트레일인 CDT(Continental Divide Trail)
총길이가 3,028마일(4,900km)의 도보여행
산길이 지나는 곳입니다.
CDT는
캐나다 록키 산맥이 남으로는 멕시코의
씨에라 마드레스 산맥까지 이어집니다.
바람은 이 산맥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가르게 되며 그 기점이
바로 이사 호수이며 이 호수가 바로
옐로스톤에 있습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여행 중에 모하비는
CDT 장거리 하이커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의 큰 배낭에 AT, PCT의 로고가 붙여 있어
마지막 그의 CDT 도보 여행길이
무사히 완주하기를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모하비는 옐로스톤 여행이
6월 말에서 7월 초인여름이었는데 밤에는 영하에
근접하는 기온으로 내려가 텐트에서 추웠으며
낮에는 소나기가 수시로 내려 비를 맞으면
한기를 느꼈습니다.
요즘 장거리 하이커는 첨단기기와
정보가 많아 쉽다고 하지만 몸 하나를 자연에
온전히 노출시키는 산길 도보여행은 지금도
결코 만만치 않는 여행길입니다.
CDT는 역사적으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인 동시에 그 옛날 CDT 하이커들은
록키산맥의 고도 높은 산을 만날 때마다
산을 넘기 위해 몇 날을 때로는 몇 주를 걸렸다고 하니
그들의 용기있는 도전은 더 대단한 것입니다.
세계 3대 장거리 트레일인
CDT, PCT, AT 중에서 모하비는
아팔래치안 트레일(AT)을 종주하였기에
해발고도 2,518m의 높이인 CDT 길에
서는 감회는 더 특별했습니다.
모하비 역시 AT 종주 당시에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숲 속의 두려움을
견디며 175일을 보냈기에 옐로스톤 공원에서
CDT하이커를 만나면 그 용기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리고 이미 고인이 되었을 초창기의
CDT 하이커들의 도전 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이는 묵상을 하였습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물줄기가
갈라지게 되는 분기점이 바로 이사 호수라니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CDT가
옐로스톤의 이사 호수를 지나는
의미 깊은 것에 절로 흥분되었습니다.
* 모하비의 모험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감상이 되셨다면 공감과 댓글도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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