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의 모험 Mojave's Adventures

Life in USA 미국 생활

모하비의 생일날

Mojave 2024. 11. 19. 04:36

Happy Birthday!

지난 주에는 모하비 생일이 있었습니다.

먼 이국땅 미국에 살면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일 전날 축하 문자를 받게 됩니다.

다시 미국에 사는 친구와 지인들은 다음날 축하 메시지가 옵니다.

그래서 생일을 이틀간 하는 기분입니다.

한국의 동창은 이런 시차를 설명해 주었더니

"내일 또 문자 해 줄까?"라고 합니다.

 동창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기뻤습니다.

모하비 집 앞의 살사엔비어 체인점인

멕시코 식당에서 친구가 점심을 사 주었습니다.

밖에서 먹는 음식이 힘든 모하비는

친구가 좋아 한다면 좋다고 기꺼이 나갔습니다.

 

오후 1시부터 문을 여는데 오후 3시가

넘으면 주차장이 다 차 버리고

이 야외 테이블도 저녁시간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인기 멕시코 식당입니다.

 

미국에는 식당 대부분의 실내가 깜까무리합니다.

모하비는 돋보기를 잘 안 가지고 다녀서

메뉴판의 큰 글씨만 보였습니다.

구멍이 뽕뽕 난 것도 까만 점인 줄 알았는데

 친구왈, 금액을 올리려고 금액마다 펀치기로

구멍을 냈다는 말에 웃었습니다.

 

가격을 올렸다지만 여전히 착한 가격과

푸짐한 음식으로 멕시코의 인심 좋은 국민성이

엿 보입니다.

옆 테이블에 이미 주문해 나온 음식이 맛나 보여서

처다보니 멕시코 아주머니가 친절히 설명합니다.

우리도 같은 걸로 플레타스와 애피타이저도 

주문했는데 식탁다리가 뿌러질 정도로 나왔습니다.

생일이라고 딸기맛 말가리다도 주문했습니다.

 양이 일반 컵의 두 배입니다.

주량이 약해서 나누어 마셨는데도 술이 남았습니다.

식당의 이름처럼 살사엔비어로 술안주 전문인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초자 

밑간이 이미 되어 있어 짠 편입니다.

미리 간이 되면 음식 고유의 맛보다 짠맛이 더 강합니다.

옆자리에 은퇴하신 분들도

푸짐한 음식이 남아 싸 가지고 갔습니다.

 

2주 전의 산행에서 영하의 날씨로

모하비는 장갑을 두 개를 꼈는데 왼쪽 털장갑이

벅돈 가시에 걸려 잃어버렸다고 블로그에 썼습니다.

그것을 읽은 블로그 친구님이 이렇게 장갑을

생일 선물로 보내 주었습니다.

 

늘 필요한 것을 잘도 챙기는

센스 있는 친구님은 축하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읽고 또 읽어 그 마음을 오래 느끼려고 냉장고에

붙여 두었습니다.

 

 다음날 손가락마다 털이 들어 있는

두꺼운 장갑을 또 받았습니다.

겨울산행에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열이 많은 미국 사람들에 비해 모하비의 손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빨리 차가워집니다.

올겨울 산행은 친구 덕분에 손은 안전무장입니다.

 

함께 자동차 여행하는 A님도

캐나다와 동부를 휘휘 돌며 3개월 자동차

여행으로 돌아와 가을향이 나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모하비의 지론은

특별한 날도 일상처럼 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카드 외에는 선물을 사양하는 편입니다.

물질 만능과 음식이 넘치는 요즘 시대에 사는 우리는

모두 부자입니다. 아니 남용입니다.

하지만 극심한 가난도 이상 기후는 더 심각합니다.

케이크는 달아서, 꽃은 마당에 일 년 내내 있어서

음식도 강하면 속이 불편하니 진심으로 사양하는데

특별한 날은 모하비의 지론이 무너집니다.

 

상전님의 퇴근길에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모하비는 이 해프닝에서 안 웃을 수 없습니다.

엄마 웃음에 쌍둥이 두 자매는 더 신났습니다.

제발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했는데

말 안듣는 청개구리, 보석님과 상전님입니다.

모하비가 제발 제발

아무런 선물 사 오지 말라는 당부 문자를 보냈는데

선물을 그만 건물로 오타가 보내졌습니다.

조크의 여인, 상전님은 이걸 안 놓칩니다.

"뭐! 생일 선물로 건물 사달라고요?"

라고 문자 왔습니다.

퇴근해서 마미가 건물 사달란다고

한다며 또 모하비를 놀립니다.

 

정원의 장미가 수시로 피기에

한 송이 잘라 식탁에 꽃이 늘 있습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은 화려한 식탁이 되었습니다.

점심을 함께 나눈 친구는 홈티포에 들어

포인세치아를 사 주었습니다.

작년에는 모하비가 선물했었는데  올해는

모하비에게 사 주었습니다.

모하비 집은 가끔은 식물 병원입니다.

상전님 친구의 화분이

와 있는데 잎도 없이 가지만 앙상하게 왔습니다.

금은 잎이 5장 나와 살아났습니다.

 

 보석님은 엄마 취향도에 맞추기 어려웠나 봅니다.

엄마를 위해 상전님은 고민 끝에  회와 달지 않은

미니 치즈 케이크를 들고 퇴근했습니다.

생일이지만 모하비는

평일처럼 집안일을 하며 특별식 김밥 싸 두고 김치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단맛 케이크도,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 불편합니다.

진한 다크 초콜릿의 향도 즐겼건만

카페인 때문에 이별했습니다.

거피의 쓴 향의 풍미가 제격인

티라미수 케이크도 좋아했는데 카페인에

점점 예민해지는 몸이니 선호음식이 점점 줄어듭니다. 

보석님, 상전님이 좋다면 모하비도 만족합니다.

덕분에 웃음꽃 피는 저녁이 되었습니다.

동부에서, 한국에서 축하 문자도 받고

지인들의 귀한 시간을 내어 오랜만에 통화하며

목소리도 들려주어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