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Home, Mom
미국 도보 여행기 15편, 마지막 편 -8월 중순
* 걸어서 175일의 여정 끝에 선 카타딘 정상
*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Kennebec River
* 카누를 타고 -메인 주
8-14 화 구름 비 159일째 누적 3,262.6 km ( 2,039.7 mi )
더 카라 턴 The Caratunk House B&B 30일째 숙박.
이동 6.4 km ( 4.0 mi )
아름다운 호수를 전망으로 텐트를 친 행복한 휴식을 접고 아침을 깨웠다.
큰 호수가 계곡 아래로 흘러가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산에 위치한 호숫물이 계곡 아래로 흐르는 근원지를 관찰하였다.
등산로 산아래로 크고 작은 여러 개의 폭포가 협곡 아래에 보이고 등산로는 계속 내려가 그 폭포를 만나다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다.
산맥의 끝자락에 비포장도로를 가로질러 이정표를 따라가니 큰 강이 가로막았고 강어귀에는 페리호 승선 안내문이 있다.
흐린 날의 습도와 한여름의 열기를 더하여 모기는 극성을 부리고 강어귀의 키 큰 야생화가 흐트러지게 피어서 유유히 흐르는 강은 운치를 더해 주었다.
아침 8시 30분에 도착하여 주변 경관을 구경하며 9시의 첫 배를 기다리고 있으니 지난밤 함께 쉘터에 묵었던 하이커들도 속속 강가로 도착하였다.
3일 전부터 등산로 입구를 만날 때마다 켄네벡강을 건널 때 반드시 배를 승선하여야 한다는 안내문을 보였다.
강폭 은은122m로 넓고 강 한가운데는 깊고 물살이 세며 강바닥의 돌이 미끄러워 강을 직접 건너지 말라는 경고문이다.
11월에서 4월에는 배가 운행하지 않고 하이커들이 많지 않은 시기의 5, 6월에는 오전에만 무료 운행을 하며 아팔 래치 안 트레일 하이커가 많은 성수기인 7, 8, 9월은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료 운행을 한다.
이 시간 이외에 타려면 미리 이메일로 예약하고 50불을 지불하여야 한다.
작은 배에 3명 탑승하고 앞뒤 2명이 노를 젓고 중간에 앉은 사람은 노를 젓지 않아서 주로 여자 하이커가 중간에 앉는다.
뒤에는 배를 운행하는 분이 노 젓는 방법을 설명하며 방향키를 잡아 준다.
카약을 타고 강을 건너서 숲을 벗어나니 US-201번 큰 도로는 카라 턴 마을이다.
이 도로를 건너 조금 걸어서 에어비엔비 숙소에 도착하니 도저는 어제 도착하여 오늘은 제로데이를 하여 긴 휴식 중이었다.
나는 호스텔의 닭고기 햄버거를 사 먹고 떠날 계획이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나도 숙소에서 하루 묵기로 하였는데 뒤따라 배를 탄 젊은 여자 하이커는 세탁만 하고 2시간의 충분한 휴식과 햄버거를 먹고 다시 비 내리는 숲으로 떠났다.
침대를 배정받고 저녁을 먹으러 무료 셔틀을 타고 식당으로 갔다.
이 식당은 야외에도 식사를 할 수 있으며 큰 월풀욕조에서 장거리 하이커들이 족욕을 하도록 도보여행에 지친 이방인의 고충을 달래 주었다.
하이커들도 많았지만 현지인과 관광객들도 많아서 식당은 활기차고 하이커들끼리 한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눌 때 숙소 아저씨가 찾으러 왔다.
내일 아침은 호스텔에서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는 홈메이트 미국식 유료 조식을 먹기로 하였다.
호스텔 아래층에 마련된 가게에서 공산식품을 구입하고 친절한 에어비앤비 주인아저씨는 젊은 시절 AT, PCT를 종주한 하이커 출신이고 은퇴 후에 가족들과 이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숙소의 마당은 바로 숲과 인접하여 도저는 숲에 텐트를 치고 자려한다.
오늘은 짧은 여정을 마치고 오후부터 오락가락하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숙소에서 휴식하였다.
* 등산로 내내 감상하며 걸었던 폭포
* 불안정한 나무다리
* 강을 건너 주는 자원 봉사자
* 카약 무료 시간 안내문
* 변화무상한 날씨 -메인 주
8-15수 맑음 천둥 먹구름 160일째 누적 3,306.2 km ( 2,054.4 mi )
볼드산 개울 Bald Mountain brook 린 투.
이동 23.7 km ( 14.7 mi )
주인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전형적인 미국식 아침을 먹고 비앤비를 나와 등산로 입구를 가는 마을은 고너 적하여 어린 시절 외가로 가는 길 같은 온화함이 느껴졌다.
산속으로 접어들자 모기가 옷을 뚫고 팔에 집중적으로 물었다. 어제 온 비로 습도가 높은 숲에 실개천이 흐르는 내리막을 모기와 싸우며 지나고 다시 오름길에서는 그늘 없는 길로 땀이 났다.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양쪽에 지금까지 본 블루베리가 주렁주렁 달려서 튼실한 열매가 손에 가득 잡힌다.
막시볼드산의 정상까지는 블루베리가 많이 달려 마치 보라색 꽃이 핀 듯 지천이었다. 블루베리는 메인 주의 특산품으로 야산에 많이 자생하는데 오늘로 AT길에서 블루베리 구경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 많이 따고 싶었는데 먼산의 천둥소리와 먹구름이 몰려와 불안하다.
키 낮은 나무가 자라는 정상에서는 해가 나 있지만 천둥번개와 먹구름이 곧 몰려올 것 같아서 서둘러 또 다른 숲으로 들어서니 천둥 번개는 여전히 내 뒤를 따라왔다.
마주 오던 중년의 하이커 커플은 어제 종일 진흙탕을 걸어서 불편했다며 내가 걸어온 등산로 길상태를 물었다.
곧 만나는 정상까지 내내 바윗길이고 진흙을 만날 일이 없고 길 옆으로는 블루베리가 지천이라고 했더니 그녀는 기뻐한다.
오늘은 남으로 걷는 소보 하이커들이 더 많다.
큰 전선줄이 이어진 파워라인을 가로지르니 블랙베리가 소담스럽게 익어서 그것을 따서 입으로 넣으니 그 풍미가 블루베리 이상으로 깊다.
오전에 천둥번개가 칠 때 이곳에 소나기가 내렸는지 숲이 젖어 있다.
또 마주 오던 하이커는 아예 비옷을 입고 걷는다.
옷이 젖지 않은 나를 보자 그는 비를 안 맞았느냐고 물었다.
내가 걸은 길은 비를 만나지 않았다고 했더니 행운을 잡았다며 그는 나를 부러워했다.
숲은 산맥이 바뀌는 구간에 따라 날씨 상태가 말 그대로 변화무상하다.
쉘터에 도달하여 빵에 치즈를 바르고 오전에 딴 블루베리를 뿌려서 저녁으로 먹으니 톡톡 터지는 맛은 바로 숲의 맛이다.
* 운무 바위산 옆으로 블루베리 군락지
* 바쁜 여정길을 멈추며 블루베리 따기
* 산에 자생하는 블루베리 군락지와 채취한 블루베리
* 여름도 가을 -메인 주
8-16 목 맑음 161일째 누적 3,330.9 km ( 2,069.7 mi )
피스 캣츠 퀴즈 강 Piscataquis River 캠핑장.
이동 24.6 km ( 15.3 mi )
어제의 불안정한 날씨는 새벽에 세찬 소나기를 뿌렸다.
산에서 잠을 자면 언제나 숲의 변화에 민감하여 잠을 설치게 된다.
아침에는 어제 걸었던 막시 볼드 산자락이 다시 이어져 길게 누운 바위능선을 따라 걷는데 안개로 시야가 가렸다.
정상의 운무를 감상하고 바위의 완만한 내리막길에서 남으로 향하는 젊은 커플이 블루베리를 따고 있다.
나는 메인 주가 끝날 때까지 앞으로 세 번은 블루베리 자생지를 더 만날 거라고 말해 주었다.
막시 볼드 산자락이 완전히 끝나자 막시볼드한 쉘터는 바로 앞에 큰 볼드산 호수가 보였다.
미국 본토의 최북단인 메인 주는 8월의 한여름도 가을 같고 드높은 파란 하늘의 뭉게구름이 호수에 반영되어 호수에도 하늘에도 뭉게구름이다.
평평한 숲길을 만나서 모처럼 여유로운 여정길이다.
개울물을 만나서 돌 징검다리 일부가 물에 잠겨 등산화를 벗고 계곡을 건너고 또다시 큰 폭의 강물을 만나서 등산화를 또 벗었다.
강의 양쪽 숲의 나무를 이용하여 공중에 밧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비가 많으면 깊은 수량이 예측되었다.
매일 무리하며 걷는 두 발이 차가운 강물에 입수하여 잠시라도 족욕이 되었다.
오늘은 3번이나 신발을 벗고 강물을 건넜지만 물살 없는 강물을 건너 재미있었다.
오후에 새로운 산맥의 길은 크고 검은 바위가 길바닥에 듬성듬성 있어서 물 없는 돌다리를 걸었다.
등산길을 가로지르며 이끼 덮인 바위 속으로 샘물을 자주 만나 물을 정수하고 소금쟁이는 햇살에 투영되어 식별하기 어려웠다.
산들바람이 불면서 안개가 걷어지자 쾌적한 날씨는 하이커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좁고 빼곡히 자란 전나무 숲에서 들꿩을 만났는데 나를 보고도 두려움 없이 등산로로 총총히 걷고 나도 들꿩을 따라서 걸었다.
두 번째 만난 쉘터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냥 지나서 강 옆의 작은 야영지에 텐트를 쳤다.
좁은 야영지는 등산로 옆이고 강이 있어서 운치 있다.
좋은 풍광 앞에서는 언제나 신선을 떠오르게 하고 과연 신선이 지금도 존재하는지 생각하며 사람도 신선처럼 살고자 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신선인 것이다.
어쩌면 신선은 심연한 자연을 가장 닮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소금쟁이 놀던 샘터에서 정수한 물로 저녁을 해 먹고 깊지 않지만 폭이 넓어서 고요하게 흐르는 강에서 몸을 씻으니 이것도 신선의 일상이다.
* 100마일 미션 -메인 주
8-17 금 맑고 청명 밤비 162일째 누적 3,341.6 km ( 2,076.4 mi )
샤스 Shaw’s 하이커 호스텔 31박째 숙박. 이동 10.8 km ( 6.7 mi )
메인주의 남쪽 부분이 깊게 오르고 내리는 반복되는 등산로가 많았다면 이제 힘든 길이 끝나고 오늘부터는 순조로운 길이다.
어제의 선선한 날씨는 밤기온이 내려가면서 강가는 추웠다.
텐트 옆의 폭넓은 강을 건너야 해서 등산화를 신지 않고 짐을 꾸렸다.
쌀쌀한 아침 기온으로 강물에 발을 넣으니 몸은 추위로 오싹해지며 한기를 느꼈다.
순조로운 길이지만 허기진 배와 체력 소진으로 산길은 여전히 힘들다.
지금까지 160일 이상을 걸어온 몸이 이제는 축적된 에너지 고갈로 쉽게 피곤을 느꼈다. 오늘의 일정은 짧지만 몸은 지쳐 등산로 입구의 주차장에서 호스텔의 셔틀을 알아보기 위해 그늘에 앉았다.
이때 하이커를 내려주는 호스텔 주인의 차량을 만나서 쉽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메인주의 산간 마을인 만슨만슨타운은 유기농 식료품 가게와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도 있다고 어제 투숙한 하이커들의 설명이다.
샤워를 한 후에 슬리퍼를 신고 마을을 산책하며 걸어서 AT구간에서 최북단에 위치한 AT 비지터센터에 들렀다.
이곳에서 최북단 AT의 종착지인 카타딘산까지는 앞으로 100마일 (161 km ) 이 남았고 이 구간의 주의사항을 자원봉사자에게 들었다.
AT의 최북단 마지막 쉘터는 백스터 주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일일 장거리 하이커의 인원을 제한한다. 또한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퍼밋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AT 종주까지 100마일 구간에는 마을을 만날 수 없는 오지의 산길이다.
마을이 없어 약 8일간의 음식을 배낭에 넣고 걸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하이커들은 이 만슨마을에 머물며 8일간의 음식물 준비하는 마을인 동시에 북진하는 소보 하이커들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마을이다.
비지터센터를 나와서 주유소에서 파는 햄버거로 저녁을 먹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여 호스텔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내 생애에 먹었던 햄버거보다 AT를 하면서 더 많은 햄버거를 먹은 것이다.
햄버거는 산속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을 섭취하기에 적격인 음식이다.
호스텔에서 몸무게를 체크하니 10 kg ( 22 lb )의 체중이 감소되어 42 kg ( 93 lb )이 되었고 배낭의 무게는 16 kg ( 35 lb )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몸무게와 배낭의 무게는 3:1 이여야 하는데 나는 그 수위를 위배하여서 몸을 혹사시키고 있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빠지고 더 신기한 것은 호스텔에서 과식하여도 몸은 최고의 소화력을 가진다.
몸은 열악한 환경을 만나면 그 환경을 견디기 위해 좋은 소화력으로 변하는 것도 신기하다.
위대한 자연 이상으로 인간의 신체구조도 신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AT하이커들은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로 배탈과 감기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 몸의 내과적인 부분은 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여 AT를 종주하는 동안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메인주까지 걷고 바위 군집을 관통하는 험준한 길을 걸어서 누적된 피곤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런 힘든 고행에도 아침마다 길 위에 서면 몸은 재충전되어 있다.
긴 여정의 하루가 끝나고 텐트에 걸터앉아 신발 끈을 풀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침에는 새로운 활력이 생기고 하루가 끝나면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게 하였다.
이런 기운은 산림욕의 힘인지 매일 산길을 걸은 단련의 힘인지 고맙게도 몸은 매일 힘든 일정을 잘 소화 주었다.
오늘 밤은 호스텔의 침대에 누워 있으니 창가를 두들기는 밤비가 감미로운 음악으로 들렸다.
* AT 최북단에 위치한 AT비지터센터, Monson 마을
* 만슨타운의유기농 마켓
* 만슨마을에서의 마지막 만찬
* 마지막 준비 -메인 주
8-18 토 비 구름 163일째 누적 3,341.6 km ( 2,076.4 mi )
샤스 Shaw’s 하이커 호스텔 32박째 숙박. 이동 0 km ( 0 mi )
AT를 종주하기까지 앞으로 남은 161 km ( 100 mi ) 구간에는 어떤 마을도 만날 수 없다.
매일 3끼, 8일간 총 24 끼니의 식량 그 이상을 배낭에 채우기 위해 마을의 작은 마켓과 호스텔 내상점의 식품을 구입하였다.
100마일을 온전히 숲에서 보내기 위한 계획은 비가 내리는 기상이변으로 운행기간의 차질도 감안해야 한다. 전화 배터리도 10일간 사용할 수 있도록 숲에서 최대한 전화를 자주 열지 않아서 배터리도 아껴야 하고 100마일 구간의 등고선을 보고 오름과 내림의 험준한 코스와 평탄한 코스의 운행거리를 조절하여 8일간의 일정을 무리 없는 일정을 계획했다.
산에서 만나는 쉘터와의 거리와 엘리베이션 게인이 높은 구간을 만나는 날은 짧게 걸어서 체력을 최소화하고 평탄한 구간은 하루 운행거리를 길게 일정을 짰다.
무엇보다 100마일 전방의 길이 오르고 내리 고의 등고선이 심하게 요동치는 길이다. 특히 100마일 초입의 가파른 오르막은 8일간의 무거운 음식을 지고 걷기 때문에 하루 운행거리를 짧게 계획해야 한다.
또 10일간의 음식도 잘 분배하여 배낭이 무거워도 음식을 계획대로 먹어야 한다.
배낭 무게를 버티는 초반의 운행구간에서 몸의 무리를 줄 가능성이 많고 이미 2천 마일(3219m)을 걸어서 프로틴 바를 많이 구입하였다.
하이커들은 배낭의 무게가 큰 숙제가 되어서 4일 후에 도착할 쉘터에 사전에 구입한 식품을 배달 서비스를 하기도 하였는데 배달 금액이 비싼 단점 외에도 정해진 날짜에 산속에서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약속이다.
또 쉘터의 베어 박스에 넣어주는 것도 기후변화에 따라 일정이 바뀌어 이것만이 완벽한 방법도 아니었다.
그래서 대부분 하이커들은 8일간의 음식물을 짊어지는 방법을 택하고 나도 그 후자를 택하여 가볍고 건조된 공산식품, 에너지바를 준비하여 이것을 펼쳐보니 배낭 무게가 내심 걱정된다.
오늘은 제로데이인데 8일간의 음식물 준비로 분주했고 다시 저녁을 먹으러 동네를 걸어 나갔는데 이 만슨타운도 미국의 전형적인 마을처럼 집집마다 울타리가 없는 정겨운 마을이다.
스프링 크릭 식당에는 토요일 저녁이어서 지역주민과 하이커가 붐비고 있었다.
식당 밖의 잔디밭에는 이미 식사를 마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하이커들도 보였다. 나도 긴 줄을 선후에 겨우 주문을 하고 한참 후 음식을 먹으니 기다린 것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음식이 맛있고 저렴하며 푸짐하였다.
스테이크의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기력이 쇠진해진 몸에 기운이 되살아나게 하였다.
일반 음식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8일 동안은 행동식 음식만 먹어야 한다.
아마도 일반 음식은 AT종주 이후에 먹을 수 있어 모두 푸짐하게 음식을 시켜서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먼 훗날 먹었던 음식을 회상하면 무엇을 먹어도 맛이 있었던 것도 큰 추억이 될 것이다.
또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한 식탁에서 먹는 것도 내 삶에서는 색다른 체험이고 AT의 매력이다.
* 8일간의 공산 식품을 준비하고
* 각각 다른 주에서 온 섹션 하이커들의 자동차, Shaw's Hiker Hostel
* 산에서 만난 아이스크림 -메인 주
8-19 일 맑음 164일째 누적 3,358.4 km ( 2,086.8 mi )
윌슨 밸리 Wilson Valley 린 투. 이동 16.7 km ( 10.4 mi )
만슨타운의 호스텔을 떠나는 하이커들은 마치 대전투를 앞둔 군인처럼 저마다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엄숙하고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배낭이 마음을 더 진지하게 하였다.
9인승 승합차에 하이커들이 빼곡히 승차하고 저마다 부피가 큰 배낭으로 자동차 트렁크는 여유공간도 없어 배낭을 무릎에 올리기도 하였다.
호스텔 주인은 운전을 하면서 마치 전장에 보내는 군인에게 당부하는 장교처럼 앞으로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등산로 입구에서 젊은 호스텔 주인은 작별에 앞서 8명 하이커들의 트레일-네임을 일일이 불러 주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 응원해 주는 그의 배려에 하이커들은 위로가 되었고 등산로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는 종주의 기쁨을 미리 축하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등산로에 들어서자 앞으로 161 km (100 mi )의 구간은 야생 구역이며 어떤 문명의 마을도 만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다시 긴장감을 주었다.
길은 이틀간 내렸던 비로 진흙과 물웅덩이가 전투자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무거운 배낭의 무게와 흙탕길을 걸어서 등산화와 각반은 순식간에 진흙투성이가 되고 새끼 뱀도 걸림돌이다.
흐르는 폭포는 비로 인하여 갈색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앞서 출발한 하이커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돌 징검다리를 건너자 길이 사라지고 없어지니 잘못 들어선 것이다.
다시 아슬아슬하고 미끈거리는 돌다리를 위태롭게 되돌아 건너는 순간 거의 넘어질 뻔하였다. 한숨을 쓸어내며 다시 길을 되찾으니 깊은 바위 협곡에서 장엄한 폭포가 흐르고 그 폭포 아래의 폭넓은 강을 만나 다시 온화함을 되찾고 흐르는 강을 건너야 했다.
하이커들 슬리퍼로 갈아 신고 강물을 건너니 강바닥의 돌이 미끄러웠다.
서로 강을 건너는 것을 지켜보며 사진도 찍어 주기도 하였다.
오늘도 많은 종류의 버섯을 만났다. ‘식용일까 독일까’ 버섯의 유혹에 끝없이 현혹되면서 다양한 버섯에 이끌리는 사이에도 진흙길은 나를 위험에 빠트리려고 호시탐탐 노렸다.
아침 8시 40분에 출발하여 오후 4시에 쉘터에 도착하였다.
음식을 공급한 첫날 저녁은 음식물 무게를 줄이려고 쉘터에서 가장 많이 먹는 날이지만 오늘은 예외이다.
쉘터에 도착하여 시간이 넉넉하지만 정한 음식 이외에 먹을 수 없다.
8일간의 계획된 음식만 먹고 가급적이면 음식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가 오는 날을 만나면 하루 더 숲에 머물게 되고 이 경우를 대비하여 음식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
숲에서 긴 기간을 머물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이 모자라 몸이 지쳐서 안전사고가 생기기 쉽다.
그래서 오늘은 음식이 배낭에 가득 있지만 정한 음식만 먹는 것도 스스로 감당하는 고행이다.
더구나 오늘처럼 일찍 텐트를 치고 쉬는 날은 더 무료하여서 먹는 즐거움의 유혹을 참기 어렵다.
배낭에 음식이 가득 있지만 왕성한 식욕을 참으려 하니 텐트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소리조차 야속하게 들린다.
텐트 속에서 남은 여정의 지도를 보는데 누군가가 텐트 뒤에서 인기척을 낸다.
텐트 문이 열렸니 환영한다고 화답하자 텐트 입구로 얼굴을 보이는 사람은 산으로 아이스크림을 배달 온 트레일-매직이다.
그는 지난번 트래일-매직 아이스크림을 준 바로 그분이다.
세상에 이런 트레일-매직은 또 처음이다.
그는 소방도로에서 자동차를 주차하고 작은 아이스백을 허리에 차고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봐 이 쉘터까지 달렸다고 한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도 고맙고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봐 해병대 훈련병같이 산길을 달려서 그의 얼굴과 몸에는 땀범벅이다.
중년인 그는 이런 운동이 좋다며 순박하게 웃어주는 미국 군인 출신이다
나는 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새로운 신세계를 체험하였다.
쉘터에 있는 하이커들도 아이스크림으로 활기찬 담소가 텐트 너머로 들려왔다.
아이스크림의 달달한 맛처럼 종주할 그날의 달콤한 성취감을 꿈꾸며 잠을 청했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 오듯이 야속하게 드렸던 계곡의 물소리는 어느새 아이스크림 하나로 달달한 자장가로 들렸다.
* 등산로를 이탈한 상류 징검다리를 건너서 본 폭포
* 폭포 아래의 강을 건너는 안전 밧줄
*강을 건너는 모하비
* 또 다른 강물을 건너는 모하비
* 건기엔 말라 있다가 우기에 비를 흡수하는 이끼
* 등산로 입구에서 호스텔 주인의 설명을 듣는 하이커들
* AT의 7대 험준한 길 -메인 주
8-20 월 맑음 165일째 누적 3,383.5 km ( 2.102.4 mi )
체어백 Chairback 린 투. 이동 25.1 km ( 15.6 mi )
가파른 오름길을 만나면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을 만나고 설상가상으로 오늘은 거친 바위, 나무뿌리, 진흙탕, 돌덮인 이끼 길이다.
메인주는 험난한 길을 자주 만나서 계획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나보다 호스텔에서 하루 전날 떠났던 부부와 친구인 3명의 섹션 하이커를 만났다.
그들은 엘리베이션 게인이 높은 구간이 많아서 조금씩 걷고 식품 배달을 받고 카타딘산까지 10일 이상을 계획하였다.
오늘따라 깊은 협곡은 오름길과 내리막길이 많고 무거운 배낭 무게로 평균속도보다 느리게 운행되었다.
3개의 고봉을 오르고 그때마다 멋진 풍경을 만났다.
우거진 짙푸른 숲은 수많은 호수와 때로는 유유히 흐르는 강을 감싸고 있다.
요즘은 만나는 쉘터마다 호수를 끼고 있어서 그 호수 이름이 바로 쉘터 이름이다.
AT 전체에서 산속의 통나무집을 일반적으로 쉘터 Shelter라고 부르는데 버지니아주의 쉐난도어 국립공원에서는 허트 Hut로 적힌 이정표이고 뉴햄프셔주와 메인주에는 쉘터를 린 투 Lean-to라고 표기하는데 일반적으로 하이커들은 쉘터라고 부른다.
오늘은 25 km( 16 mi ) 걸었지만 아침 6시 20분에 하이킹이 시작되어 휴식을 포함하여 12시간 꼬박 걸렸다.
특별히 위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등고선이 가파르게 오르고 내리기를 연속적으로 반복하고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여 몸의 기력이 떨어진 탓이다.
오늘내일만 계획한 음식을 먹으면 이제부터 힘든 고비가 끝나다. 모레부터는 평탄한 등산로가 이어져서 여유로운 산행이 기대된다.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여 더 힘들었지만 스스로 절제하는 것도 AT 트루하이커의 필수 덕목이다.
지도상의 등고선과 길의 상황에 따라 어떤 날은 더 멀리 걸어야 하고 어떤 날은 짧게 이동한다.
8일간의 여정에서 걸어야 할 거리와 정해진 양의 음식만 먹고 완만한 길을 만나는 날은 더 많이 걷고 힘든 산길을 만나는 날은 짧게 걸었다.
또 종주 마지막 날은 카타딘산으로 오르는 길이 AT의 험난한 길 중에 하나이기에 몸의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한다.
AT 상에서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산림욕을 즐기는 길과 안개 낀 강이나 호수를 만나는 환상적인 산수화를 만났다. 태초의 신비로운 이끼 낀 군락지와 알파인 존의 수려한 산세와 그리고 고사리류가 군집을 이룬 평화로운 길을 여러 번 만났다. 그러나 산도 좋은 길만 있는 것은 아니라 때로는 산 전체가 바위여서 기어서 오르거나 바위 절벽의 철근에 매달려서 오르는 아찔한 길도 만났다.
이런 위험한 곳을 오르는 데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발휘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험준한 구간을 미리 공부하고 날씨를 예측하고 그에 대비한 각오와 몸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또 이미 걸어온 하이커들의 충고도 듣는 것이 최선이다.
아래 순번은 AT 전구간 중의 7대 험준 코스이다.
< 트레 일명, 지역, 모하비의 산행 일과 날씨, AT 노보 마일리지 포인터 >
1. 매디슨 산 Mount Madison, 뉴햄프셔 주, 7/26, 비, 1,864.2 mi
2. 카타딘산 Mount Katahdin, 메인 주, 8/26, 맑음, 구름, 2,190.9 mi
3. 워싱턴 산 Mount Washington, 뉴햄프셔 주, 7/25, 비, 강풍, 1,858.0 mi
4. 마후 썩 나치 Mahoosuc Notch, 메인 주, 8/1, 구름, 1,918.2 mi
5. 무슬 락산 Mount Moosilauke, 뉴햄프셔 주, 7/17, 비, 천둥, 1,797.7 mi
6. 슈퍼펀드 디토우 Superfund Detour, 펜실베이니아 주, 6/7, 고온, 1,259.9 mi
7. 치오하볼드Cheoah Bald, 노스캐롤라이나 주, 3/25, 안개, 강풍, 144.8 mi
이 외에도 버지니아주의 드프리스트, 드래건투스, 등 하이커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등산로이다.
* 산자락에서 숲을 조망
* 그룹 하이커의 휴식, 부부와 시누이
* 길이 젖으면 넘어지기 쉬운 나무뿌리 등산로
* 무스를 만나다 -메인 주
8-21 화 맑음 166일째 누적 3,411.0 km ( 2,119.5 mi )
로건 개울 Logan Brook 린 투. 이동 27.5 km ( 17.1 mi )
오늘 일정은 19 km ( 12 mi ) 거리에 있는 캠핑장까지 가는 것이 목표인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내일은 비 소식이 있어 오늘 조금 더 걷기로 한다. 내일 비와 천둥번개를 만나면 알파인 존에 속하는 화이트 갭산 정상을 오르는데 위험이 우려되어 8 km ( 5 mi )를 더 걸었다.
계획한 8일간의 일정에서 몸상태와 길이 순조로운 날은 더 걸어 두면 비가 오거나 몸이 힘든 날 짧게 걸을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덥고 큰 돌을 건너뛰는 길이 있고 계획보다 더 걸어서 피곤하였다.
날씨는 더워지고 이끼로 노면의 굴곡이 심하여 적당히 쉴 곳을 찾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더위로 허기로 체력의 한계를 느낄 때 첫 쉘터가 등산로에 있어 점심을 편하게 먹었다.
다시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자 오후 햇살은 땀이 줄줄 흐르게 한다. 마침내 오늘 머물 예정인 캠핑장에서 숨을 고르며 휴식 후 더 전진한다.
이곳 캠핑장의 규모는 크고 화장실도 있다.
오전보다 길은 쉬웠지만 오후의 더위로 기운 없이 걷고 있을 때 등산로에 무스가 서 있었다.
내가 먼저 무스를 발견하여 등산로를 비켜 나무 사이로 조용히 자리를 비켜 주자 무스는 천천히 내려와 나를 보자 이내 숲으로 들어갔다.
처음 본 무스보다 훨씬 작은 암컷이고 일반적으로 사진에서 보았던 멋진 뿔이 달린 수컷이 아닌 암컷이라 아쉬웠다.
무스를 만난 흥분은 잠시이고 와이트 갭산의 정상까지 계속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졌다.
주변은 이끼와 소나무가 많아 험준한 정상이 예상되고 다양한 버섯이 있다.
길 옆으로 작은 실뱀을 만나서 사진을 찍고 이제 뱀을 만나도 자연스럽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지도 않아 조용한 숲의 정적을 깨는 일도 없어졌다.
계속되는 숲의 오름길이 나를 지치게 할 때 하늘이 보이고 강풍과 함께 화이트 갭산에 당도하였다.
바람이 거센 정상에는 돌들이 쌓아져 있고 사방이 확 트인 조망권을 가졌다.
하이커들은 강풍도 아랑곳하지 않고 풍경을 즐긴다.
돌에 그려진 흰색 블래이즈의 이정표를 보고 길을 찾으니 하산도 돌길이다. 산 중턱에는 광활한 숲 융단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찬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방대한 숲은 크고 작은 호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하늘이 맞닿은 곳까지 지평선의 숲이 펼쳐졌다.
다시 숲으로 접어들자 돌계단이 있고 그 계단의 옆으로는 아기자기한 들꽃이 마치 아름다운 공원길을 산책하는 착각이 든다.
산 정상의 강한 바람의 여파로 내리막길에서 몸은 한기가 느껴지고 계단이 무릎을 아프게 하였다.
쉘터 전방에는 지그재그의 가파른 진흙길 내리막의 땅에서 샘물이 솟아 흘렸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작은 주홍색의 도마뱀이 등산로에서 보이는데 이 녀석을 보니 내일은 비가 올 것 같다
쉘터에 도착하자 대학생 임시 레인저가 있고 주변에는 텐트가 많이 보였다.
가파른 언덕 아래 큰 개울이 흐르고 쉘터에서 도그 강물 소리가 유쾌하게 들렸다.
오늘은 밤에 비가 올 것 같아서 쉘터에서 짐을 풀었지만 모기가 많다.
쉘터에서 만난 어르신 소보 하이커는 한국에서 공군으로 1년 살았다며 나를 각별히 반겨 준다. 다른 하이커들과도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였다.
오늘 쉘터에서 만난 대부분의 하이커가 남으로 향하는 소보 하이커들이고 나를 포함한 노보 하이커와 서로가 걸어온 등산로 상황을 공유하였다.
어두워지자 쉘터에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활보한다. 침구용 얇은 자루 담요인 라이너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청했지만 생쥐 때문에 깊게 잘 수 없었다.
한밤에는 비를 몰고 오는 강풍으로 숲은 밤새도록 울고 울었다.
숲의 밤은 어둡지만 그 소리만으로 풍경이 보인다.
새벽에 바람이 멈추자 비는 양철 지붕을 연신 두들겨 댄다.
숲은 쉼 없이 일하고 쉼 없이 움직이고 그리고 쉼없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 화이트 갭산 정상에서 북쪽 조망권
* 비 오기 전날 보이는 귀여운 도마뱀
* 등산로에서 만난 암컷 무스
* 줄기차게 내리는 비 -메인 주
8-22 수 비 167일째 누적 3,429.8 km ( 2,131.2 mi )
쿠퍼 개울 Cooper Brook 린 투. 이동 18.8 km ( 11.7 mi )
오늘은 초반은 어려운 코스이고 후반부는 평평한 길이다.
오늘은 어제 이미 8 km ( 5 mi ) 더 걸었으므로 오늘 머물 쉘터까지 일찍 도달하여 비를 피할 예정이다.
출발부터는 심오한 숲으로 계속 들어가고 큰 소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쓰러져 있어 장애물이 많았다.
소나무의 심오한 향기로 숲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아침인데 숲은 푹신한 이끼 이불을 덮고 흐린 날의 늦잠을 즐기듯 고요하고 적막하다.
좁은 길 옆으로 작은 야영지에 늦잠으로 이제 짐을 꾸리는 젊은 하이커를 만나고 바로 첫 쉘터의 지붕이 보였다.
쉘터에서 들어가 쉬고 싶었지만 비올 기미로 계속 걸었다.
다시 지그재그 오름길을 계속 만나자 하늘이 보이지 않도록 우거진 활엽수 숲에서 비가 얌전히 리기 시작한다.
우거진 활엽수가 빼곡하여서 아직은 등산로가 비에 젖지 않는다.
큰 산맥이 끝나고 비가 잠시 멈출 때 언덕에 앉아 점심을 서둘러 먹었다.
산아래 호수에 비가 낙하하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등산로에도 굵은 빗방울이 이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를 맞으며 새로운 산맥을 만나고 계속 평평한 숲길이 나왔다. 오늘처럼 천둥과 번개와 바람도 없이 얌전히 내리는 비는 온종일 내릴 징조다.
이 비를 피하기 위해서 서둘러 걸었지만 내 발걸음은 생각보다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비는 점점 거세지면서 나무와 등산로도 흠뻑 적셨다.
나는 등산로를 달리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가까스로 쉘터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쉘터는 등산로를 등지고 그 뒤로 유유히 흐르는 큰 폭의 개울물을 끼고 있고 바로 위에는 멋진 폭포가 있다.
잠시 후에 CD는 파란색 블래이즈를 보고 계곡을 끼고 들어와 쉘터 앞으로 도착하였다. 그를 뒤로 어제 만났던 동양인 젊은 여자 하이커인 마시멜로가 도착하였다.
그녀는 첫째 번 쉘터에서 점심을 먹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며 비에 흠뻑 젖었다.
그녀는 베트남이 부모님의 나라이고 미국에서 태어나 워싱턴 D.C. 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착실한 아가씨이다.
미국에 살다 보면 한국사람을 만나면 동포애를 느끼고 동양인을 만나면 대륙애를 느끼게 된다.
마시멜로는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받아서 AT 최북단까지 100 마일 백팩킹 여행을 처음으로 시도한 용기 있는 솔로 섹션 하이커이다.
그녀는 비옷만 처마에 걸고 흘린 땀을 씻기 위해 개울에서 멱을 감고 돌아와서 강물이 생각보다 차지 않다고 한다.
나는 어젯밤에 생쥐로 깊게 잠을 이루지 못하여 낮잠을 청했다.
그 사이 많은 하이커들이 쉘터에 쉬고는 비가 오지만 이동하는 하이커들이 많았고 마시멜로와 그들의 담소를 자장가로 낮잠에서 깨어나니 몸이 개운하였다.
어느새 오후 5시가 되었고 쉘터 주변으로는 알록달록한 텐트가 포진되어 있었다.
그룹 하이커들이 많이 몰려왔다고 마시멜로가 말했다.
그녀는 음식 배달을 예약하여 내일은 음식 공급을 쉘터에서 받는 날이라며 나에게 땅콩과 초콜릿 봉투를 주었다.
나는 그것을 고맙게 받아서 단맛을 좋아하는 CD에게 모두 주었다.
비는 저녁에 그치고 이제 카타딘산까지 가는 동안에는 비 소식이 없다고 한다. 이제 비 오는 걱정 없이 걸을 수 있어서 계획이 순조로워질 것이다.
어젯밤 생쥐 사건을 이야기하며 오늘도 생쥐 걱정으로 간이 텐트를 치고 잤다.
CD도 어젯밤에 생쥐가 자신의 얼굴로 지났고 했다. 마시멜로는 밤이 깊도록 전자 독서를 하였다. 숲은 폭포의 오케스트라가 내내 깊은 밤을 지켜 주었다.
* 어느덧 가을 준비하는 야생 열매들
* 호수에 비친 노을 -메인 주
8-23 목 맑음 168일째 누적 3,462.8 km ( 2,151.7 mi )
나 마카다 호수 Nahmakata Lake 캠핑장.
이동 33.0 km ( 20.5 mi )
어제 오후부터 평평한 숲길은 오늘도 이어져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길을 걷는데 먼 마을의 장작 패는 소리가 메아리로 울렸다.
미국 북부지방은 여름에도 겨울준비를 한다.
평평한 길 옆의 야영지에는 어제 오후에 비를 맞은 하이커들이 늦잠으로 피곤을 달래고 늦게 젖은 텐트를 접고 있다.
그들은 젖은 옷도 나무에 걸친 걸 보니 어제의 힘든 우중 산행이 눈에 선하다.
3월에 만났던 시니어 하이커인 소얼패치 Sore Patch는 60 초반의 나이지만 빠른 걸음으로 나를 지났고 한참 후에 그는 등산로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하면서 걸었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쉽고 엘리베이션 게인이 거의 없어서 35 km ( 22 mi )을 이동할 계획이다.
다양한 호수를 가장 많이 만나고 호수는 등산로에서 멀리 보이다가 가끔은 가까이 보이고 또 다른 호숫가는 등산로이다.
드넓은 호수는 푸른 물빛으로 마치 바닷가 해변을 연상하는 모래사장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비치 호수의 이정표를 따라가니 마치 해변에 온 착각이 든다.
소얼패치는 비치 호수를 지나고 이 호수 비치에서 CD와 나는 수영을 하고 점심을 먹고 떠나기로 했다.
그가 옷을 입은 채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도 물이 차게 느껴졌지만 땀을 흘려서 물속으로 들어서자 물빛은 맑고 깨끗한 모래 속에 조개껍질이 보였다.
새들이 조개를 잡아먹은 껍질임에 분명하다.
나는 물속을 유심히 관찰하니 칼 조개가 보였다.
내가 CD에게 조개를 보여 주었더니 그는 물속을 보며 조개잡이에 열중하였다.
하지만 햇살이 투영된 맑은 물빛은 눈이 부셔서 오랫동안 볼 수 없어 포기했다.
그는 물안경만 있다면 조개를 많이 잡았겠다고 아쉬워하며 잡은 조개 2개를 나에게 주었다.
밖으로 나와 따사로운 햇살을 쪼이며 바위 위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니 입은 옷이 저절로 말랐다.
곧이어 3명의 젊은 남자 하이커가 도착했고 그들은 시원한 호수를 보자 환호하였다.
그중 한 청년은 3월에 나를 만났다는데 나는 그가 기억나지 않았다.
발목이 아픈 나를 기억하며 그가 인사를 했고 그동안의 여정길의 안부를 물어 주었다.
곧이어 어제 쉘터에서 함께 잤던 마시멜로가 도착했고 호수의 비치는 어느새 휴양지가 되어서 적당한 미풍과 따사로운 햇살이 피곤한 하이커들의 몸을 재충전시켜 주었다.
걸음이 느린 나와 CD는 먼저 출발하였고 우리는 100마일 종주까지 안전을 위해 약속한 장소에서 텐트를 치고 등산로에서는 늘 각자의 속도로 걷기로 하였다.
어딘가에서 그가 뒤따라 온다는 생각을 하니 그가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숲을 즐기며 걸을 수 있었다.
또 다른 호수에는 많은 소금쟁이로 물빛이 검게 보였다.
저 멀리서 배를 타는 요트 소리와 함께 물파장이 밀려오고 호수변의 자갈이 AT길로 운치 있었다.
오늘 목표는 35 km ( 22 mi ) 걷는 것이지만 쉘터 1마일 전방의 캠핑장을 발견하여 나는 CD를 기다려 의논 후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싶었다.
그는 쉘터보다 더 조용한 이곳에 텐트를 치면 호수를 감상할 수 있다고 더 좋아했다.
늦은 오후가 되자 호수 비치에서 휴식을 취했던 청년 하이커들이 속속 도착하였고 그들은 쉬지 않고 쉘터까지 발길을 재촉하였다.
모두 멋진 야영지라고 부러워하며 뒤늦게 온 마시멜로도 함께 텐트를 치려고 했는데 노면의 경사가 심하다며 그녀도 캠핑장까지 이동하였다.
호숫물을 정수하여 라면을 끓일 때 바라보는 호수는 점점 노을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텐트에 앉아서 호수의 노을빛을 바라보니 자연이 내 집이고 호수가 내 우물이다.
태양빛이 하늘의 옅은 구름에 불그레하게 물들고 그 빛은 다시 호수 위에 반영되었다. 자연은 보석이 되어가고 그 황금빛에 반하여 나도 모르게 텐트에서 나와 석양빛에 이끌려 호숫가를 거닐었다.
자연은 찰나에도 시시각각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창작의 달인이다.
자연은 같은 곳이지만 시간과 날씨에 따라 새로운 영상을 연출해 내는 만능 재주꾼이다. 순간순간 변하며 만들어내는 자연의 작품을 감상하고 텐트로 돌아왔다.
오후에 비치 호수에서 수영한 덕분으로 개운한 몸은 잠자리에 눕자마자 깊은 잠이 들었다.
* 오늘 하루에 만난 5개의 서로 다른 호수
* 나 마카다 호수 Nahmakata Lake에 비친 월광과 구름 속 일출
* 카타딘산 뷰 포인터 -메인 주
8-24 금 맑음 청명 169일째 누적 3,496.0 km ( 2,172.3 mi )
허드 개울 Hurd Brook 린 투. 이동 33.2 km ( 20.6 mi )
매일 정해진 일정으로 이동하는 긴장감으로 늦잠을 잤다.
아침의 호수는 고요하고 구름 낀 하늘의 햇살이 호수에 투영되었다.
어젯밤에는 황홀한 월광을 감상했다면 오늘은 구름으로 은은한 일출이 물빛에 방영되어 호수를 보면서 짐을 꾸렸다.
1마일을 걸어서 첫 쉘터에 도착하니 넓은 캠핑장에는 하이커들이 이미 떠나서 쓸쓸하다. 쉘터 안에는 몇몇 하이커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내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고 오늘 밤에 머물 쉘터 직전에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었다. 그 이외에는평탄한 길로 산림욕을 즐기며 걸었다.
그러나 중간중간의 가파르고 깊은 절벽은 젖은 흙길로 내리막길이 위험하였다.
평탄한 길이지만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장장 33 km( 20 mi )로 긴 여정길이다.
AT를 시작한 3월 9일부터 지금까지 숲이 내 침실이고 거대한 방이었다.
이제는 AT종주가 곧 다가오고 오늘과 내일 이틀 밤만 자면 숲속 침실도 끝난다.
그래서 남은 이틀 밤이 더 조심스럽다. 또 종주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어떤 방법으로 휴식을 취해야 지친 몸을 빨리 치유할 것인지 생각해 본다.
내일 당장 당면한 숙제는 백스터 주립공원에 트루 하이커의 하루 인원이 12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내일 운 좋게 12명의 명단에 오르면 모레 종주하는 날이 될 것이다. 내가 도착하여 12명이 명단에 차 있다면 되돌아 나와 유료 캠핑장에서 하루를 더 야영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2끼의 음식이 모자라서 유료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식당에서 사 먹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였다.
오늘 만난 등산로는 검은 바윗길이다. 그리고 길 옆으로 흐르는 갈색 물빛의 폭포가 산비탈로 떨어지는 아찔한 계곡길이다. 산 중턱의 길에서는 은근히 오름길 바위산으로 쉽게 기력이 떨어졌다.
바위 위에 서보니 카타딘산의 깎아지른 모습이 뚜렷하게 조망되었다.
이곳에서 카타딘산까지는 약 25마일 ( 40 km )이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니 힘이 났다.
해는 서산에 걸리고 내리막길로 접어들며 쉘터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두 다리는 제 멋대로 움직인다. 무게는 감각이 없어졌다.
저녁 햇살도 산을 넘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긴 계곡물의 검은 바위 징검다리를 더듬어 건너자 쉘터가 이내 나왔다.
늦게 도착한 쉘터에는 소보 하이커와 노보 하이커가 서로 겹치어 만원이다. 쉘터의 앞뒤 좌우로 텐트가 빼곡하였다.
오늘도 아침 7시 산행을 시작하여 저녁 6시 30분에 쉘터에 도착하여 11시간 반의 긴 여정이 되었다.
더위로 누적된 피곤한 몸은 지칠 대로 지쳤는데 쉘터 주변에는 텐트칠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배낭을 메고 텐트공간을 찾는데 20분을 더 소비했다.
화장실로 통하는 길목에 겨우 자리 잡고 저녁을 먹자 이내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다.
내일 아침은 백스터 주립공원으로 12명의 명단에 들어가려면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밤은 젊은 친구들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AT 최북단, 카타딘산 정상까지 25마일이 남은 뷰 포인터 ( 빨간색 )
* 175일간의 도보여행으로 몸무게가 10 kg 빠진 모하비
* 백스터 주립공원 -메인 주
8-25 토 맑음 170일째 누적 3,517.4 km ( 2,185.7 mi )
더 버체스The Birches 린 투. 이동 21.6 km ( 13.4 mi )
하이커들의 아침 기상은 빨라야 새벽 5시 30분 시작해서 아침을 먹고 짐을 꾸리는데 1시간이 걸려 7시쯤 출발한다.
그러나 오늘은 새벽 4시에 출발하는 하이커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13마일 (21 km) 전방의 백스터 주립공원에 진입하는 12명의 명단에 오르기 위해서 이다.
나도 평소보다 아침 6시에 출발하자 숲은 최고의 청정한 공기를 자랑하였다.
푹신한 노면은 발의 충격을 완화해 주었다. 이끼를 잔뜩 덮은 등산로는 굴곡이 지고 돌이 덮여 에너지 소모가 많고 노면을 잘 살피며 걸어야 했다.
서서히 날이 밝아지자 숲으로 통하는 길은 호수를 만나다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다. 산맥이 끝나자 바로 큰 트럭이 지나는 비포장도로를 만났다.
한참을 이 길을 걷자 백스터 주립공원의 이정표가 보이고 주립공원은 강을 끼고 유료 캠핑장에는 가족 피서객들이 보였다.
유리로 된 식당 앞에는 장거리 하이들이 아침식사를 하려고 밖에 내려둔 여섯 개의 배낭이 보였다.
오늘 아침을 프로틴 바 2개를 먹은 나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픈 간절한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 소방도로를 걸었다.
나는 차도의 딱딱한 길에서 발목 통증이 심하여 속도가 느려졌고 CD 가 이내 따라왔다.
"모하비는 숲에서는 잘 걷는데 차도만 나오면 못 걷네요."
그는 나에게 핀잔을 주며 지나갔다.
소방도로가 끝나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자 CD가 백스터 주립공원 진입 기록부를 보고 있었다.
나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명단을 읽어 본다. 오늘 첫 하이커가 새벽 6시에 도착하였고 10명의 하이커가 아침 8시 22분에 도착했다.
다행히 11번 12번의 순번이 비어 있었다.
CD와 내가 도착하여 턱걸이로 9시 19분에 등록하면서 오늘 백스터 주립공원 내의 쉘터에서 잘 수 있다.
그리고 내일 카타딘산 정상에 오르면 대망의 AT 종주자가 된다.
12명의 명단에 올라서 조금은 여유롭게 큰 강을 따라 걸었다.
주말을 맞아 강에는 래프팅 하는에어 보트가 강에 떠 다니고 그들과 손 인사를 주고받았다.
취미도 다양하여 나는 무거운 배낭을 지고 걷는데 뱃놀이하는 그들이 잠시 부러웠다.
그들은 나를 보고 두 손을 흔들며 환호해 주었다. 5개월 넘게 걸어온 나의 도보 여정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강을 거슬러 걸어서 길은 점점 더 좁아지면서 강은 바닥 전체가 바위이다. 강물은 바위 위를 낮게 흘러 빠른 물살로 작은 폭포를 만들었다.
널찍한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고 땀으로 젖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 말렸다.
강물에 발을 담그고 AT의 마지막 여유를 만끽하며 바위에 누워 햇살을 즐겼다.
내일은 험난한 AT의 마지막 등산로가 긴장을 풀기 위해 1시간 넘게 휴식시간을 가졌다.
공원으로 들어갈수록 일일 퍼밋 등록부가 자주 보이고 일반 등산객들이 보였다.
공원 시설물을 지나서 새로운 산맥으로 이르자 아무도 없는 이끼 낀 산에서 미국인 엄마가 딸을 모델로 사진을 찍고 있다.
그녀의 카메라 장비를 보니 전문 사진작가임에 틀림없다.
쉘터까지의 여정이 아직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여 호수를 끼고 걸어서 늦은 오후에 레인저 스태이션에 도착하였다.
레인저를 만나서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퍼밋을 받고 나오니 한 하이커와 마주했다. 그는 오늘 카타딘 산을 올랐다며 AT종주의 감동에 상기된 얼굴었다.
그는 정상의 변화무상한 날씨를 상세히 알려 주었다. 나는 그의 손에 든 이온음료를 보며 그 출처를 물었더니 그는 하산길에서 트레일-매직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종주를 했지만 마을까지 가는 숙제가 남았다며 걱정했다.
이곳에서 마을까지 동쪽으로 약 40 km ( 25 mi )의 먼 거리에 있어서 쉽지 않은 히치하이킹을 해야 한다.
그때 한 사람이 가까이 걸어와 마을로 가려면 태워주겠다고 했다.
그는 종주의 기쁨과 큰 행운까지 안고 싱글벙글 거리며 트레일-앤절을 따라갔다.
레인저 스태이션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카타딘산에서 흘러 내려온 1 급수 물이다.
정수하지 않고 마셔도 물맛에 반하여 개울에서 잠시 놀았다.
물밖의 돌도 물속의 돌조차도 누군가가 깨끗이 닦아 놓은 듯이 뽀드득 거린다.
계곡물은 얼음물만큼 차갑다. 저녁에 마실 물을 넉넉히 챙겨서 쉘터를 향해 공원 내의 긴 소방도로를 걸었다.
쉘터에는 아무도 없고 일찍 도착한 하이커들이 평상에 텐트 치고 쉬고 있었다.
쉘터 주변의 숲으로 들어가니 몇몇 텐트가 보였다.
늦게 도착한 탓인지 마땅한 텐트 자리를 못 찾아 쉘터로 다시 돌아오자 쉘터 옆의 텐트는 먼저 도착한 소얼패치였다.
그는 봐 둔 텐트자리가 있다고 안내해 주었다.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 오후 4시에 텐트에 눕자 살짝 잠이 들었다. 그 단잠을 깨운 것은 어제 만났던 4명의 청년 그룹 하이커들이다.
그들은 유료 캠핑장에서 구매한 맥주와 스낵으로 내일의 카타딘산 종주를 미리 자축하는 파티를 열었다.
젊은이들의 담소로 어둠은 깊어 갔다.
* 백스터 주립공원의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카타딘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계곡물
* 카타딘산으로부터내려오는 1 급수
* AT 종주 전날의 긴 휴식처 백스터 주립공원
* 카타딘산 서밋, AT종주 성공 - 메인 주
8-26 일 맑음 안개 171일째 누적 3,525.9 km ( 2,190.9 mi )
카타딘산 Mount Katahadin 정상에 서다 AT 종주.
이동 16.7 km ( 10.4 mi )
오늘산행은 지금까지 AT를 걷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AT길은 한번 걸으면 되돌아가지 않는다. 오늘은 정상까지 올라서 AT 종주를 마치고 다시 하산한다.
카타딘 산 정상으로 가는 오름길이 험준한 바윗길이고 이 바위의 하산길은 더 위험하기 때문에 하산할 때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안전산행을 위한 만전의 대비는 본인의 몫이다.
카타딘산까지의 등산은 텐트와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오를 필요가 없다.
그래서 레인저 스태이션에 큰 배낭을 보관하거나 간단한 소지품만 가지고 등산할 수 있도록 작은 배낭을 무료로 빌려 주고 있다.
박스에 있는 작은 배낭을 챙기는 것도 무인이고 반납도 스스로 제자리에 두면 된다.
정상에서 돌아와 레인저 스테이션에 맞긴 물건이나 배낭을 되찾으면 산행이 종결된다.
나는 먼저 텐트, 담요 등 잠잘 때 필요한 무거운 짐들을 모두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녔던 큰 비닐봉지에 넣어 레인저 스태이션에 두고 내 배낭을 가볍게 메고 가기로 했다.
배낭에는 점심, 간식, 물, 비상약, 방수재킷만 챙겨서 배낭을 가볍게 하였다.
이제 본격적인 카타딘산의 등산로 들머리에 들어서자 먼저 하이커의 정보를 기록하였다.
이 기록지는 하이커 이름, 시간, 그리고 하산 후 시간을 기록하여야 한다.
카타딘산으로 오르는 초반부에는 산아래 개울의 원천지를 따라서 수정같이 맑은 계곡을 끼고 올랐다.
소나무가 많았지만 이내 소나무와 폭포는 사라지고 점점 거대한 바위 군집들이 시야를 막아 긴장감을 주었다.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난코스를 무난하게 올랐는데 역시 카타딘산의 험준한 바위군은 길었다.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위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서 내 머리 위에는 바위만 보였다.
지금부터는 거의 두 손과 두 발을 이용하여 오르고 잠시라도 방심하면 바위틈이나 절벽으로 떨어진다.
이 바윗길에서 76세의 할머니 하이커를 만났다.
그녀의 산사랑에 대한 열정은 옷 차림새를 미루어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은퇴 이후 AT 트루 하이커를 시도하였지만 늘 실패하였고 결국 구간 구간 다니며 즐긴다고 한다.
그녀는 이 카타딘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가장 매력적이라는데 이미 바위에 부딪혔는지 턱에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사진 찍고 안전 하산을 당부드렸다.
할머니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강인한 정신력과 건강한 체력에 감동하였다.
바위 위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자 바람이 불어서 위태롭다. 흰구름은 내 발아래에서 미지의 세상으로 흐르고 그 아래로 숲의 호의를 받는 여러 호수가 있어 멋진 풍광을 뽐내고 있었다.
또 다른 산자락에는 별장도 마을도 작은 성냥갑처럼 아스라이 먼 시야에 보인다. 빨라지는 흰구름은 그 풍경을 더욱 웅장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힘겨운 바위 타기가 끝나고 눈앞에 나타난 등산로는나무 없는 알파인 존으로 돌밭 평야지대가 펼쳐졌다.
바윗길을 오르고 나면 정상이 보일 줄 알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 바위의 재를 넘어서 뒤를 돌아보면 바윗길은 사라져 있고 앞으로 펼쳐지는 알파인 존의 지평선에 사람들이 작은 점으로 보였다.
뒤를 돌아보아도 사람들의 움직임은 내 발 앞의 돌보다 더 작게 보였다.
정상으로 가까워지자 이미 하산하기 시작한 하이커들은 정상에 바람이 불어 춥다고 한다. 하산하는 그들은 종주의 기쁨을 가슴에 품고 환한 미소로 하산하고 정상으로 오르는 하이커들은 AT 종주의 꿈이 곧 이루어지는 벅찬 기대를 품고 오른다.
어떤 하이커는 정상의 왼쪽 절벽에서 곰을 보았다고 한다. 어떤 하이커는 블루베리가 있었다고 한다. 하산하는 하이커들 저마다 느낌을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계속 걸었지만 카타딘 산은 쉽게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왼쪽의 산아래 절벽을 반쯤 덮은 운무가 피어오르며 산아래 풍광은 갑자기 사라졌다. 자연의 거친 숨소리만 느껴졌다.
나무보다 강한 풀포기만 있는 알파인 존의 돌계단을 가파르게 올라서서 숨을 고르자 카타딘산의 실체가 보였다.
AT 잡지에서 매년 AT 종주자가 감격의 사진을 찍은 정상의 익숙한 곳이 보인다.
이내 벅찬 기쁨이 밀려왔다.
나는 반년 가까이 걸은 긴 여정을 상기하면서 카타딘산의 단상에 올라서자 모든 사람들로부터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AT 전구간을 가슴에 품은 성취감을 만끽하자 이 기쁨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정상에 선 2018년 장거리 종주 하이커들은 긴 여정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상기하며 카타딘산 정상에 서서 두 팔을 높이 들었다.
나도 정상의 단상에 오르는 하이커들마다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사진도 찍어 주었다.
맑았던 해가 사라지고 갑자기 짙은 운무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추웠지만 카타딘산 정상의 열기는 계속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일일 등산객들까지 몰려와서 정상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갑작스러운 바람과 안개로 방수재킷을 입고 점심을 먹으니 입도 즐겁고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 오감이 즐거워 추운 바람마저 상쾌하였다.
모두 종주의 기쁨을 안고 산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나누고 하산하였다.
하산길 후반부에서 도저를 만났다.
그는 어젯밤에 그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합류하여 정상에서 종주의 기쁨을 가족과 함께 하려고 계획했다.
도저는 그의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뒤에서 걸었고 앞서 걷는 동생을 보고 내가 도저를 아는 척하니까 그는 도저의 친동생이라고 스스로 자기소개를 했다.
“형보다 동생이 더 잘 생겼네요.”
나는 그에게 귓속말로 말하자 그는 호탕하게 대답하였다.
“그것은 사실이죠.”
도저와 그의 어머니가 바위 아래서 같이 웃자고 말했다.
“비밀이요!”
내가 소리쳤더니 그의 동생은 더 좋아한다.
도저는 생각도 깊고 배려심도 많은 혼기가 찬 30이 넘은 청년이다.
가족이 함께 합류하기 위하여 도저 동생이 어머니를 모셔와서 도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해결되었다고 한다.
나는 며칠 전부터 CD와 함께 합류하였고 정상에서도 가족 대신에 그와 함께 종주의 기쁨을 나누었다. CD는 도저를 다시 만나서 기뻐하였다.
무사히 하산하여 레인저 스태이션에서 짐을 찾고 공원 입구에서 1시간 이상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마을로 나가는 차량이 없어 실패하였다.
밀리낙켓의 마을까지는 약 40 km ( 25 mi )의 거리에 있어서 자동차를 타지 않고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룹 하이커들도 가까운 큰길로 걸었고 나도 CD와 공원 밖으로 나와서 마을로 가는 길을 걸으며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였다.
마침내 한 자동차가 세워졌다.
그는 현지인이 아니고 뉴욕에서 온 섹션 하이커이다.
그는 이미 AT의 많은 구간 구간을 걸어서 각 주마다 유명한 AT길 이름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우리는 그에게 기름값을 지불하고 마을의 숙소까지 태워 주기로 하였다.
도착한 숙소는 종주한 하이커들에게는 숙박비를 할인해 주었다.
길은 산골 마을의 마켓에는 종주한 하이커들로 시끌벅적 활기차다.
소얼패치는 그동안 길어진 수염부터 먼저 깎겠다고 전기면도기부터 구입하였다.
CD는 집에 가서 가족에게 길게 자란 수염을 기념으로 보여주고 난 후 깎겠다고 한다.
소울 패치와 함께 잘 다녔던 젊은 여자 하이커, 플래밍고는 그동안의 피로로 호스텔에서 3일간 휴식을 취한 후에 귀가할 것이라고 한다.
오늘 종주한 하이커들은 모두 내일은 제로데이로 집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며 그동안 혹사된 몸을 쉬게 하였다.
나도 낡은 등산화를 버리고 집으로 가져갈 것만 정리하였다.
메인주의 뱅골 공항까지는 이 마을에서 다시 113 km ( 70 mi ) 거리이다. 이 마을도 오지의 산간 지역으로 교통편이 불편하다.
뱅골 공항은 여름 시즌에 많은 하이커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표가 비싸고 작은 공항이어서 직항이 없어 불편했다.
등산용품 중 하이킹 스틱은 기내에 소지하지 못하며 화물비는 갈아타는 항공사가 달라지면 이중으로 지불하여야 했다.
뱅골 공항은 직항노선이 거의 없어서 1, 2회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으로 귀갓길 역시 평탄하지 않았다.
나는 한번 갈아타는 비행기가 있어 가격이 렌터카와 별 차이가 없었다. CD와 트루맨은 렌터카가 더 싸다고 하여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작은 산골인 밀리낙켓 마을에는 렌터카 회사가 없었다. 또 메인주에서 빌린 차량을 다른 주에서 반납하려면 공항이 가장 편리하였다.
숙소의 유료 셔틀로 공항에 도착한 후 빌린 자동차로 2일만 집에 도착하였다.
나의 AT 도보여행은 3월 9일 초봄에 시작되어 8월 26일 여름 끝자락에 끝이 났다.
장장 171일간의 긴 여정으로 AT를 종주하였다.
이로서 171일간의 AT 숲 속도보여행 중 138일 숲에서 잤고 33일간 숙박하였으며 3월 8일 도보여행을 떠나서 8월 29일 귀가함으로써 총 175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종주 후소감을 말하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 대답을 하자면 내 마음은 또다시 숲을 갈망하고 있다. 중년 하이커인 부다님이 숙소에서 나에게 질문한 것이 생각난다.
“모하비 님은 다시는 AT을 걷고 싶지 않지요?”
“아니요, 다시는 AT를 안 걸을 거예요.”
그때는 이렇게 대답하였는데 그 말을 취소하고 싶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언제라도 그 길을 또 걷고 싶다. 또다시 그 길을 걷지 못한다 해도 평생 그 길을 그리워하며 추억할 것이다.
* 바위를 타는 AT 최북단 카타딘 산 등산로
* 위험한 등산로에서 만난 할머니
* 왼쪽 흰색 블래이즈를 따라 오르는 카타딘 산
* 험준하기로 유명한 카타딘산 등산로
* 카타딘산 등산로 알파인 구역
* 맨 오른쪽 상단이 카타딘산 정상
* 카다딘산 정상에서
* AT도전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
175일간 3,525.9 km ( 2,190.9 mi ) 길에서 만난 행복
아팔래치 안트레일 ( AT ) 역사는 1921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1937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트레킹 코스로의 명성을 가졌다.
또 어떤 해에는 세계 10대 아름다운 트레일 1위를 차지한 기록도 보유하기도 했다.
지금은 미국의 3대 장거리 트레일에 속하며 미 동부의 아팔래치안 산맥의 울창한 숲을 3,500 km를 지나는 도보여행길이다.
세상에는 누구나 평범하고 평탄한 삶을 원하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의 아픈 스토리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그런 아픔을 가진 한 여성인 엠마 게이트우드는 혼자 AT를 종주한 최초의 여성 솔로 트루 하이커이다.
1년 이내 혼자 종주한 자를 솔로 트루 하이커라 Solo Thur-Hiker 부른다.
엠마 게이트우드는 남편으로부터 학대와 구타를 받으며 그녀의 삶은 평탄하지 못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숲으로 도망쳤다.
그녀는 1955년 69세의 나이로 혼자 종주하였다.
그 당시에는 배낭도 없이 천으로 된 자루를 어깨에 메고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걸었던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여인이다.
그녀는 삶의 역경에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이다.
AT는 31개의 민간 아팔래치안 산악클럽이 형성되어 있다.
이 산악클럽은 지금까지 150 년의 역사를 가지고 현재 9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AT본부와 단체를 이루는 회원들은 기부와 자원봉사로 매년 유실된 길을 보수하고 지역마다 많은 트레일-앤절이 있다. 또 하이커끼리의 위로와 격려도 응원자이자 동반자이다.
올해 2018년의 최고의 트루 하이커로 선정된 랄 스탠필드는 132일의 여정으로 종주하였고 그는 총 경비 3,500불 ( 4백만 원 )을 소비했다.
그는 AT여행 동안 각 주 별로 경비를 계산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 그리고 벌몬트주에서 가장 많은 경비가 지출되었다.
무료 음식물을 지원받은 순으로는 맥주, 마리화나 잎담배, 트레일-매직 음식물, 히치하이킹, 등이다.
AT종주 동안 하이커들의 걸림돌이 된 순위별로는 물집, 빨래, 제로 데이, 음식물 재공급, 식사, 샤워, 동물, 순으로 그는 밝혔다.
AT 종주가 빨리 끝나는 사람은 경비가 적게 들 수 있지만 또 숙소에 많이 머물면 경비가 더 소비되어 하이커마다 차이가 있다.
2018년 AT 종주자의 지출 분포를 보면 등산 아웃도어 용품비로 2,000불( 2백3십만 원) 전후로 소비되었다.
도보여행 중에 지출된 활동비는 총 6,000불( 6백7십만 원 )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4천 불~5천 불 ( 5백만 원~5백6십만 원)의 경비를 소비되었다.
나는 이미 백패킹을 자주 다녔기 때문에 기존의 아웃도어 용품들을 사용하였으며 곰통, 버너, 밧줄, 솔라 패널을 새로 구입하였다.
내가 종주한 175일간의 총경비는 약 4,500불 ( 5백만 원 )이 지출되었는. 그 내역은 항공비, 식품비, 숙박비, 교통비, AT 중 아웃도어 용품 구입 및 수리비, 식사비, 등이다.
이 외에 2018년 AT구간 중에서 최고의 아름다운 경관은 맥아피 납, 세난도어 국립공원 폭포, 베어산 다리, 뉴잉글랜드 폭포를 꼽았다.
노보 하이커들이 가장 많이 시작한 시기는 3월 중순이고 대부분의 하이커가 2월 말경~4월 초에 조지아주에서 시작하였다.
2018년에는 20대 중반의 여자 하이커인 해더는 미국의 3대 장거리 트레일인 AT, PCT, CDT를 올 해에 모두 종주한 트리플-트리플 하이커 여성으로 등재되었다. 또 9살 소년이 여러 해에 걸쳐 AT, PCT, CDT 트리플 종주자도 나왔다.
AT 전 구간에는 총 1,500개가 넘는 봉우리와 350개 이상의 명산을 오르는 고된 여정이다. 그러나 이에 부응하여 AT길에는 멋진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사람들을 기대 이상으로 만나게 된다.
AT는 내 삶에서 스스로 택한 가장 힘든 고행이었다.
동시에 새로운 도전정신을 꿈꾸게 하였다.
1년의 절반인 6개월 여정을 미 동부의 숲을 걸으며 초반에는 포기해야 할 고비를 여러 번 겪었다.
그러나 많은 하이커들의 응원으로 종주에 성공하였다.
AT의 자원봉사자들, 트레일-매직, 트레일-앤절, 그리고 하이커들의 도움과 배려가 주마등처럼 스친다.
아직도 내 귓전에는 “모하비! 모하비!”라고 불러준 그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AT에는 나무, 식물, 동물, 곤충, 강, 호수, 폭포, 다리, 쉘터, 등의 온전한 자연 속에서 몇 날을 걷기도 하고 자연 속의 많은 시설물을 만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은 평생 추억될 것이다.
길 위에서 낯설게 만났지만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선후배가 되어준 그들이 있어서 나는 종주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자연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삶에도 행복은 자연처럼 반복된다.
아팔래치안 트레일은 위대한 자연과 향기 나는 사람을 만나는 길이다.
2018년, 그 숲에서 나는 특별한 행복을 만끽하였다.
그 행복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새로운 꿈의 도전으로 설레고 있다. -모하비- 끝.
* 3,500 km를 걸어서 카타딘산 정상에 오르다
* 2018년 아팔래치 안 트레일 종주 인증서
AT 도보 여행기 끝 ^*^
* 모하비 블로그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하비의 글과 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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