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팔래치안 트레일 - Welcome Home, Mom
* 이녀석이 나오면 비가 올 예정
* 불스 브릿지 -뉴욕 주-코네티컷 주 경계선 통과
6-21 목 맑음 105일째 누적 2,362.7 km ( 1,468.1 mi )
알고산Mt Algo 린투. 이동 27.7 km ( 17.2 mi )
숲에서 생활한지 오늘로 100일이 넘어 불편함이 익숙해졌지만 피곤이 누적되고 북상할수록 길은 더 험해지고 마을과의 접근이 멀어 휴식할 기회가 없었다.
큰 마을을 못 만나면 큰 마켓을 만나기도 어려워 음식공급도 어려웠다.
오전시간에 뉴욕 주를 끝내고 코네티컷 주로 첫 발을 내딛자 그 주마다 지켜야 할 규정이 있다. 오름길과 내리막길의 반복이 이어졌지만 힘들지 않게 걸었고 유유히 흐르는 강이 더위를 잊게 하였다.
텐 마일 강 Ten Mile River을 따라서 평평하고 넓은 공원의 비포장 도로를 걸으며 모처럼 산림욕을 즐겼다.
음식 구입을 위해 AT길에서 0.8 km 벗어나 작은 마을의 구멍가게에서 간식을 구입하였다.
마을을 들어서며 만나는 예쁜 다리, 불스브리지는 Bulls Bridge 작고 귀여운 다리이다.
불스 다리의 상판은 터널처럼 벽과 지붕을 나무로 건축된 아름다운 다리이다.
다리 안으로 들어가면 낮에도 약간 어둡고 시원하며 간간이 문처럼 뚫려있는 곳으로 강을 감상할 수 있다.
로맨스 영화이자 부부애는 사랑인가, 의무인가를 생각하게 한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Bridges Madison County’라는 영화가 떠 올랐다.
그 영화에서 본 다리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나는 과연 내 삶의 진정한 사랑과 의무는 어떠했는지 되짚어 보게 하였다.
동부는 강이 많아 크고 작은 다리가 많고 그 다리마다 독특한 건축법이 이색적이다.
그래서 ‘다리의 날’이 있을 정도로 다리를 위한 축제도 있다.
* 개울, 계곡, 강을 건너며 만나는 다양한 다리
* 목조건축양식의 불스 다리 Bulls Bridge
* 쉬어가는 계곡 -코네티컷 주
6-22 금 맑음 106일째 누적 2,385.2 km ( 1,482.1 mi )
씨저 개울 Caesar Brook 캠핑장. 이동 22.5 km ( 14.0 mi )
요즘은 뱀을 자주 만나게 되지만 익숙해져서 큰 문제는 없었다.
코네티컷 주를 지나는 AT 전 구간은 89.5 km ( 55.6 mi )로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호스텔 예약을 시도하였으나 공사 중이라는 음성문자만 들려 포기하였다.
오늘은 길지 않은 거리였으나 오르고 내리는 길이 연속적으로 반복되고 낙엽이 많아 길 미끄러웠다.
오솔길은 강에서 불어오는 미풍을 느끼고 때로는 목초지를 보고 그 옆으로 큰 뽕나무를 만나 오디도 따 먹었다.
이제 막 태어난 호랑나비가 날개를 말리려고 꼼짝 않고 앉아 있다.
나비의 날개가 완벽한 대칭 무늬를 관찰하고 다시 숲으로 고개를 돌리면 비슷한 식물도 많다.
인삼같이 생겨서 자세히 관찰하면 꽃도 인삼 같고 붉고 작은 열매도 역시 인삼과 닮았다.
더위도 식히고 점심도 먹을 겸 쉘터에 걸터앉으니 쉘터 앞으로 흐르는 강이 평화롭다. 쉘터 처마에는 저울이 달려 있어서 배낭의 무게를 점검할 수 있었다.
장거리 하이커들은 누구나 자신의 쓰레기를 가지고 다녀서 이 쉘터도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쉘터 주변의 캠핑장에는 번호가 적혀 있고 간격이 적당히 떨어져 있다.
코네티컷 주에는 쉘터 외에도 잘 정비된 캠핑장이 많고 규모도 크며 계곡 근처에 있어서 물 공급이 원활하였다.
텐트를 치고 계곡으로 내려가 냉족욕을 하며 땀을 씻었다.
이곳 캠핑장도 각각 번호가 적혀 있고 서로의 거리가 있어 조용히 쉴 수 있어 백패킹의 참맛을 느끼기에 좋았다.
미북부로 접어들며 청정 계곡의 물맛이 좋았다.
좋은 공기와 맛있는 물은 더위로 지친 몸을 재충전해 주었다.
모처럼 평평한 노면에서 텐트를 치고 적당하게 거리를 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일기를 쓴다.
다시 텐트를 두드리는 빗방울, 오늘밤도 비가 오려나 보다.
*방울뱀 Rattle Snake
* 물맛 좋은 계곡 중의 하나
* 숲 속에서 그리운 침대 -코네티컷 주
6-23 토 흐림 안개비 107일째 누적 2,408.7 km ( 1,496.7 mi )
라임스톤 스프링스프링 Limestone Spring 쉘터.
이동 23.5 km ( 14.6 mi )
음식물 공급이 시급하여 오늘은 거리가 멀지만 마을로 들어가 숙소를 찾아야겠다.
음식물 보충을 위해 마을로 들어가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마켓에서 음식물 구입 후 다시 히치하이킹을 하여 등산로에 복귀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산을 나와 좁은 포장도로는 여전히 산속이고 좁은 도로는 자동차 왕래가 뜸하여 마을방향으로 걸으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였다.
이른 아침 산길 도로에는 한적하여 차가 거의 보이지 않고 1마일을 걸었을 때 흰색 승용차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마켓까지 태워주면서 숙소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지도책에 나온 것보다는 숙박비가 더 비싸서 음식물 공급과 점심을 먹었다.
마켓의 생선코너에서 나를 반기는 사람은 한국 분이다.
이곳은 대부분 백인이 사는 지역으로 유색인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마켓에서 한국인을 만나서 반가웠다.
이 마켓은 일본, 중국, 한국 식품류를 판매하는 동양 식자재코너가 따로 있었다.
여행을 하면 특별한 기념품을 사는 재미도 있지만 도보여행에서는 배낭의 무게로 구매할 수 없어서 구경만 하고 생선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고 산길 도로를 걸으며 히치하이킹을 궁리 중에 한 아저씨가 차를 세웠다.
그는 운동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며 이 마을의 토박이로 역사가 깃든 이곳은 한 곳에서 오래 사는 이웃들이 많다고 했다.
마을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언제나 오름길로 힘들고 오늘은 날씨까지 습하여 집이 그리워졌다.
다시 마음이 무거워질 때는 항상 편한 침대에서 푹 쉬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침대가 없어도 실내에서 자는 것만이라도 안락할 것 같다.
매일 에너지바와 쿠키와 빵에 피넛버터를 발라 먹는 공산식품이 힘겨울 때는 집밥이 그리워진다.
음식을 즐기며 먹는 것이 아니라 단지 힘을 내기 위해 먹는다는 것이 가끔은 힘들게 하지만 산속에서 이것마저 없다면 가장 두려운 일이니 이런 음식 투정도 호사스러웠다.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쳤고 하늘에는 짙은 구름으로 걷기는 좋았다.
아름다운 한 마을을 지나자 고등학교 건물이 고풍스럽고 정돈된 캠퍼스가 멋지다.
이 학교를 지나서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기대하였는데 그곳은 큰 변전소 옆의 건물외벽에 샤워 꼭지가 달랑 붙어 있었다.
건물 옆의 잔디에 배낭을 내리고 건물 바깥으로 나온 콘센트에 배터리를 충전하며 샤워기의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차가운 물이 쏟아진다.
더운 한낮에는 옷을 입은 채로 샤워해도 좋겠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늘은 야외 샤워가 힘들었다. 내가 물을 틀어 확인하자 지나는 하이커도 춥다고 한다.
마실 물만 받고 다시 만나는 산길은 찌푸린 날씨와 무관하게 아름답다.
* 영지버섯 힐링 -코네티컷 주 -매사추세츠 주 경계선 통과
6-24 일 구름 소나기 108일째 누적 2,436.2 km ( 1,513.8 mi )
글렌개울 Glen Brook 린투. 이동 27.5 km (17.1 mi )
드디어 1,500 마일 ( 2,414 km ) 지점에 도달하였다.
앞으로 북쪽 끝단인 카타딘산까지는 689.2마일이 남았으니 절반의 절반이 남았다.
매일 한걸음 한걸음이 거대한 태산도 넘고 미동부를 가로지르니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은 세상의 이치에서 나온 말임에 분명하다.
아침에 숲 속에는 거미줄이 하얗게 집을 지어서 아침이슬을 무겁게 이고 있다.
이끼 낀 계곡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통나무다리를 건너 아기자기한 계곡을 만난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키 큰 전나무 군락지에 접어드니 오전이지만 깜깜한 숲이고 물이 고인 늪지대의 모기가 나를 괴롭혔다.
모기 주사를 맞아가며 전나무 숲의 습지대 구역은 모기가 기성을 부려 모기망을 착용하였다.
진흙길을 자주 만나서 하이커들의 다리에도 진흙투성이였다.
나는 각반에 모기 망을 착용하고 걸었는데 일일 등산객은 나에게 등산장비를 완벽히 갖춘 모습이 부럽고 또한 AT 전구간을 걸어온 끈기는 더 부럽다고 한다.
가파른 바위를 힘겹게 오른 정산은 베어산, 곰산이다.
산 위의 바위 위에 앉아 사방이 조망되며 시원한 바람을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곰산에 곰은 없고 바위만 있으니 바람이 땀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겨우 0.8 km에 무려 엘이베이션 게인은 244 m( 800 ft )의 오름길이 베어산의 오름길이다.
다시 같은 게인의 내리막길은 거의 절벽 타기로 진흙길이다. 바위와 진흙의 미끄러운 하산길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불안한 마음이 겨우 안정을 찾았을 때 만난 길은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조금 전의 아슬아슬하고 조바심이 사라졌다.
길은 이 계곡을 끼고 점점 깊게 내려가면서 그 계곡이 점점 멀어지면서 길아래 수많은 작은 폭포를 보고 다시 산 언덕을 내려가자 그 계곡이 가까워져 마침내 계곡을 건너자마자 바로 네디컷 주와 매사추세츠 주의 경계점을 만났다.
이때 갑자기 떨어지는 빗방울의 크기가 심상치 않았다.
얼른 배낭을 내리고 방수 재킷과 배낭 덮개를 씌우는데 소나기가 무섭게 쏟아진다. 온몸의 힘이 동원되어 앞으로 전진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느낌이 산길을 달리다가 바위능선에서 균형을 잃고 미끄러져 넘어졌다.
엉덩이 뼈가 부서지는 통증을 느끼며 일어나자 엉덩이가 얼얼하였다.
능선에서 소나기는 천둥번개를 동반할 수 있어서 이 능선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통증을 잊고 다시 걸었다.
가슴도 두려운 마음 따라 두근거리고 두 다리는 긴장되었다.
쉘터가 나타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야속하게도 이게 웬일인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 내 앞에는 바위와 하늘만 보였다.
이 능선은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점이었다. 경사진 바위산에 무시무시한 철근심이 박혀있었다.
하늘과 바위가 만나면 끝인 줄 알고 나는 열심히 철근 계단을 잡고 안전만 생각하고 오르니 하늘 끝의 상상이 또 꿈이었다.
또 다른 바위 경사면에 빈약한 나무 계단이 나를 기다렸다.
그것은 철심처럼 잡을 곳도 없고 비를 흠뻑 마신 나무계단이 미끄러워 나를 위협하였다. 중심을 잡으려면 이 무거운 배낭을 항상 의식하고 걸어야 했다.
안간힘으로 2단계 미션을 무사히 오르고 이제 정상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아니었다.
도대체 몇 고개를 넘어야 이 산의 정상이란 말인가 소나기를 만나면 정상에서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 계속 올라만 하니 천둥소리에 불안하였다.
산길은 다시 좁고 물웅덩이며 설상가상으로 길 옆으로 뻗은 솔잎은 빗물을 내게 묻혔다. 도대체 어떤 산으로 오르는지 끝없이 이어져 있다.
1.2 km (0.7 mi )에 274 m ( 900 ft )의 엘리베이션게인이다.
길 양옆의 소나무잎은 나를 찌르고 빗물은 온전히 나의 팔과 다리를 적셔 차가운 촉감은 한기가 느껴졌다.
내 속마음의 불평을 알기나 한 듯이 세찬 바람이 키 낮은 소나무 빗물은 내 머리로 내리친다.
코네티컷 주의 베어산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면 망중한을 즐기며 멋모르고 걷는 나에게 소나기와 에베렛 산 정상까지 매사추세츠 주의 신고식을 호대게 당했다.
자연의 깊은 뜻을 내가 어찌 헤아리랴. 매사추세츠 주 남단에서 처음 만나는 산은 마운트 에베렛 Mt. Everett이다.
차라리 에베레스트산 Everest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등산로가 고약하였다.
정상에는 싱겁게도 아무것도 없었고 비가 그치자 산 중턱에는 흰구름이 바람을 타고 둥둥 떠 다니고 있었다.
산속에서 혼자 걸으면 산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힘든 오름길에서 득도의 마음을 쌓기도 한다.
그러나 정상에 서면 산 아래의 절경에 도취하여 자만하여 폼생폼사도 생긴다.
내 비록 단벌 옷과 씻는 자유를 잃었으나 온 산천이 내 것이고 발아래 있는 풍광은 마치 내 진두지휘아래 있는 듯 나폴레옹이 되고 전략에 뛰어난 계백장군이 되고 꿈꾸는 돈키호테가 된다.
에베레스트산이 아닌 에베레산의 오르내림 길의 아슬아슬함을 만났지만 이것도 잘 통과하여 넓은 소방도로를 만났다.
소방도로에서 흰색 블래이즈가 사라지니 산속에는 많더구먼 꼭 소방도로에서 그 이정표가 사라진다.
혼란스럽게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들머리에 흰색 블래이즈가 보는 각도에 따라 숨어 보인다.
숲 속을 들어서자 평평한 길을 만나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바로 주차장을 만났다.
한적한 주차장의 피크닉테이블에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잔치상이 놓여 있다.
얼음물, 실온의 물, 아이스박스에도 물, 대형 병물, 원하는 대로 마시는 물 잔치상이다. 이스박스에 얼음이 가득하여 아이스박스 아래의 물꼭지를 틀면 얼음물이 콸콸 쏟아진다. 미국인들이 얼음물을 좋아하니 트레일-앤젤의 꼼꼼한 배려심이 느껴진다.
‘냉수는 싫소’라는 하이커들을 위해 실온의 물도 테이블에 가득 있었다.
우선 냉수로 한 병을 받아 단숨에 마시자 비 맞은 몸이 오싹하며 흘린 땀이 사라졌다.
소나기로 산기온이 하강하여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곧 도착할 쉘터에서 저녁을 위해 병마다 실온의 물을 가득 채웠다.
물 부자가 되어서 새로운 산길로 접어들자 소나무 우거진 길은 어두운 마법의 숲으로 빨려 들어가듯 음침한 기운을 받으며 걸었다.
활엽수 나무가 다시 키 큰 소나무 숲으로 바뀌고 바닥에 텐트를 치면 솔잎 침대가 예상된다.
일찍 도착한 하이커들은 평상 위에 텐트를 치고 있었다.
이곳은 솔잎이 많이 떨어져 흙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쉘터는 0.2 km 간격으로 구관과 신관 쉘터 2동이 있지만 나는 솔잎 융단 위에 텐트를 쳤다.
쉘터에 도착하면 텐트자리부터 정하고 배낭을 내려야 하여서 지친 몸이지만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텐트 칠 장소를 물색하였다.
그때 쓰러진 소나무에 이끼와 오늘 비로 축축한 곳에서 주홍색의 빛나는 광채를 발견하였다.
저것은 또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보는 순간 영지버섯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거목의 소나무둥치가 쓰러져 내 허리 위로 누운 소나무 둥치에 많은 영지버섯들이 있었다.
빛나는 광채는 마치 내 꿈이 모두 이루어진 황홀감이었다.
오늘 소나기를 만난 일,
바위능선에서 넘어진 것,
위태하고 가파른 철계단,
낙상할까 봐 마음 졸인 나무계단,
천둥번개의 두려운 전투 같은 산행...
가장 힘든 날이지만 이 버섯 광채를 보는 순간 그 고행은 사라지고 내 몸은 가벼워졌다.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난 뒤의 개운함은 요가를 하고 몸이 가뿐한 청량감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미국인 하이커들은 버섯이면 무조건 독버섯을 경계하여 두려움에 쳐다보지 않고 지나친다.
나도 버섯에 대하여 지식이 짧지만 영지버섯은 알 수 있었다.
그 냄새를 맡아보니 정말 향기롭다. 텐트를 치고 소나무에 빨랫줄을 만들어 젖은 옷가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저녁을 먹고 텐트 속의 푹신한 솔잎 침대에 누워보니 숲과 내가 하나가 되었다.
* 1,500 마일 지점, 아직 최북단까지 2,414 km 더 걸어야 함
* 조지아 주의 스프링어산까지 1500마일, 메인 주의 카타딘산까지 689.2마일 지점
* 코네티컷 주의 최북단 베어산 정상의 돌탑
** 호기심 많은 10대 보이스카웃, 선생님은 다친다고 걱정하시고
* 코네티컷 주의 최북단의 많은 계곡
* 코네티컷 주와 매사추세츠 주의 경계지점
* 영지버섯
* 미국인 수다는 못 말려 - 매사추세츠 주
6-25 월 비 맑음 109일째 누적 2,448.9 km ( 1,521.7 mi )
그레이터 바링턴 Great Barrington 18박째 숙박.
이동 12.7 km ( 7.9 mi )
3일간의 연속된 비로 산기온이 추워졌다.
아침 일찍 마을에서 쉰다는 기대감으로 비가 그치자마자 출발하였다. 어제 쉘터로 가파르게 오른 탓인지 아침부터 절벽은 위험한 바위를 타며 미끄러운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어제 만난 프린세스와 남자 친구는 60대의 하이커와 함께 걸었는 숲의 정적을 깨고 시끄럽게 말하며 걸었다.
내리막길에서 집중해야 하는데도 말을 많으니 내 마음도 산만하였다.
3명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다시 그들은 다시 뒤에서 걸어왔다.
산만한 그의 수다로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며 수다를 떨면서도 젊은이와 걷는 속도가 같으니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였다.
미국인은 유난히 말이 많은 사람이 있는데 듣는 상대방이 대신 숨쉬기를 해 주어야 할 정도로 말이 일사천리이다.
프린세스와 그의 남자 친구도 일부는 안 듣고 걸었다. 아침부터 산이 시끌벅적하게 걷다가 그들이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귀가 먹먹하였다.
가파른 내리막길도 끝나고 산과 초원길의 경계점의 길에 오동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어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보니 어릴 때 뒷마당에 자라는 잎 넓은 그 오동나무가 있었다.
이것을 보던 하이커는 나에게 말했다.
“저 오크는 매우 단단한 나무랍니다.”
나는 그 나무에 대해 잘 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에 우리네 부모님의 신혼에 가구가 귀하여 첫 딸을 낳으면 뒷마당에 오동나무를 심고 그 딸이 장성하여 결혼할 때 그 나무를 베어 아버지는 딸에게 가구를 만들어 주지요."
"오동나무는 그만큼 단단하여 한국에서도 좋아하는 나무랍니다.”
“첫딸 낳았어요? 뒤뜰에 오동나무 심어야지요.”
이렇게 말입니다.
“지혜로운 이야기가 재미있군요.”
“모하비님 따라다니면 식물이야기가 재미있어요.”
작은 울타리 너머 양들이 풀을 뜯고 있다.
겁 많은 양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심히 발길을 멈추자 작은 녀석은 나와 눈인사를 하였다.
좁고 협소한 길을 나무를 헤치며 걸으니 오른쪽에 작은 연못이 있고 길 위에 큰 거북이가 보였다.
등에 육각형 무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자라임에 틀림없다.
연못에서 나온 큰 자라는 꼼짝 않고 얼굴만 반쯤 넣고 있다.
산에서 거북이는 많이 만났지만 자라는 처음 보았다.
미국은 넓은 대륙만큼이나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어릴 적에 보았던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많아서 나에게 추억을 상기시켜 주었다.
8일 만의 긴 여정을 접고 매사추세츠 주의 아름다운 도시인 바링턴타운의 숙소에 도착하였다.
* 오동나무 꽃
* 귀여운 양 떼들
* 연못에서 막 나온 대형 자라
* 제로데이 -매사추세츠 주
6-26 화 맑음 저온 110일 누적거리 2,449.0 km ( 1,521.7 mi )
그레이트 바링턴 Great Barrington 19박째 숙박.
이동 0 km ( 0 mi )
숙소 도착하여 비에 젖은 텐트를 말리고 집으로 보낼 불필요한 물건을 챙기느라 쉬어도 온종일일거리였다.
숙소에서 가까이 있는 마켓에서 산에 가져갈 식품을 구입하였다.
이 숙소 근처에는 큰 마켓과 공산품 가게가 나란히 있어서 값싸게 음식물을 편리하고 구입하였다.
제철 농산물이 싸고 과일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미동부는 농산물 운송비가 있어 미동부의 엘에이 도시에 비하여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미 동부의 북쪽으로 갈수록 귤도 캘리포니아 주에서 왔다는 스티커에 나는 흥미로웠다. 미국에서 농산물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나는 그런 지역에 살아서 현지에서 생산되는 싱싱하고 값싼 야채와 과일을 풍족하게 먹는 특혜를 가지고 살았음을 이곳 마켓에서 실감하였다.
오후에는 복도에서 하이커들의 수다방이 열렸다. 앞으로 갈 계획과 날씨와 하이킹하면서의 웃겼던 이야기로 맥주 파티가 열렸다.
어제 히치하이킹으로 힘들게 숙소에 들어왔는데 등산로 입구까지 태워 주는 은퇴하신 분이 계시다고 하여 연락처도 받았다.
초저녁부터 누워서 지도책을 보며 뒹굴뒹굴하며 그동안 부족했던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밖의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었다.
미국인 하이커들은 남녀노소 차별 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며 수다방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 비 오는 숲의 운치 -매사추세추 주
6-27 수 흐림 비 111일째 누적 2,470.7 km ( 1,535.2 mi )
윌콕스 산 북쪽 Mount wilcox North 쉘터.
이동 21.7 km ( 13.5 mi )
차량을 제공하시는 분의 차를 타고 먼저 우체국에 들러서 불필요한 물건을 소소한 선물을 집으로 보냈다.
그는 10년 전에 은퇴하고 자원봉사로 새로운 하이커를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하셨다.
미동부에는 미국 건국 초기의 역사적인 마을이 많고 그때 건설된 건축구조물이 남아 있어서 집 모양도 복고적이다.
오래된 작은 다리도 이 도시의 역사가 깃들여 있었다.
겨울엔 추운 지방이지만 푸른 잔디와 거리의 꽃 장식으로 마을은 한여름의 활기가 느껴졌다.
어제는 제로데이로 온전히 쉬어서 몸은 재충전되었고 배낭에 채운 음식들로 든든한 마음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강과 초원 사이에 트레일-매직 박스가 보였다. 나는 이온음료 작은 병 하나를 마시고 스낵으로 먹을 과자를 챙겼다.
넓고 평평한 소방도로를 지나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 흰색 블래이즈가 있는 곳으로 가니 그곳은 한 바퀴 도는 형태의 길로 결국 절반에서 다시 돌아가야 하였는데 뒤따라 온 형제 하이커들도 그런 실수를 했다.
쉘터에 도착하여 만난 젊은 커플은 이 구간을 2바퀴나 돌았다며 2번째 돌면서 그때 걸었던 길인 줄 알게 되어 2.2 km를 더 걸었다고 한다.
모두 입을 모아 이 구간의 이정표를 다시 정비해야 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쉘터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곳에서 서너 개의 영지버섯을 보고 산의 정기를 느끼며 다음 쉘터로 향하면서 매사추세츠 주에 산다는 제트님이 생각났다.
그도 지금쯤 가족과의 재회를 가졌을 것을 상상해 보았다.
오늘은 쉘터 간의 위치가 짧아서 여러 번 쉘터에서 휴식하여 지루함이 없었다.
두 번째 쉘터에 도착하자 비가 올 것 같아서 쉬지 않고 지난 덕분에 쉘터에 도착하자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비가 점점 많이 오자 젊은 커플은 비 오는 예보로 오전에 하이킹을 포기했다고 한다.
오늘은 비가 와서 쉘터에서 자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아마도 모든 하이커들이 비가 오니까 가까운 쉘터에서 쉬는지 더 이상 하이커들이 오지 않았다.
젊은 커플은 섹션하이커들이어서 여유롭고 배낭과 옷이 깨끗하였다.
배낭이 깨끗해 보여서 내가 부럽다고 하였더니 그들은 연륜이 묻은 내 배낭이 더 부럽다고 하였다.
쉘터에서 사과를 먹으며 비 오는 날의 추위를 달래려고 달달한 꿀차를 마시니 녹음 속에서 운치를 느끼게 하였다.
비는 밤새도록 내렸고 우거진 나뭇잎으로, 쉘터의 양철 지붕으로, 그리고 쉘터처마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빗소리 이 모두가 아름다운 숲의 화음이 되었다.
도보여행에서 비는 귀찮은 존재이지만 오늘처럼 비를 보며 쉘터에 앉아 숲의 비를 감상하는 것도 신선의 놀이 같았다.
* 환란뒤의 또 환란 -매사추세츠 주
6-28 목 비 안개 소나기 112일째 누적 2,493.2 km ( 1,549.2 mi )
어펄 구스 연못 Upper Goose Pond 케빈. 이동 22.5 km ( 14 mi )
보통 저녁나절에 시작하는 비는 밤새 내리다가 아침이면 그치는데 오늘 아침은 예외이다. 어제 늦은 오후부터 내리던 비는 쉬지 않고 밤새 내렸고 아침을 먹고도 비는 계속 내렸다. 쉘터에서 발이 묶여서 비가 비가 그치길 기다렸는데 결국 포기하고 빗길을 걸었다.
비가 오면 여장을 준비하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아진다.
늦은 오후에 비는 그쳤지만 숲은 온통 젖어 있어 몸은 무겁다.
길이 미끄러워 오늘 같은 날은 길이 물바다이고 배낭을 내릴 수 없어 화장실을 갈 수 없어서 불편하였다.
산을 다니면 남자로 태어난 하이커들이 부럽다.
남자 하이커들은 혼자 텐트 치고 자는 것이 조용하다고 더 좋다고 하니 남자들만의 담력이 부러웠고 배낭을 메고 소변을 볼 수 있는 것도 부러웠다.
때로는 무거운 배낭을 내리고 등산로에 털썩 앉아 쉬고 싶은 때가 많지만 오늘 같은 날은 배낭 내리는 것이 더 번거로운 일이다.
바위를 만나 그 위에서 휴식을 하니 어깨가 욱신거렸다.
비가 그치자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
등산로는 물바다이고 신발을 적시지 않으려고 간신히 물길을 피하며 걸으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산간 마을의 소방도로를 만나자 하이커들을 위한 피크닉 테이블과 그 옆의 작은 판자문에 무인 가게가 재미있다.
무인 가게에는 이 마을에서 키운 달걀과 오리알과 스낵바들이 있었다.
금액이 일일이 적혀 있어 쉽게 무인 구매가 가능하였다.
초원지대를 가로 지르자 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모든 소가 무리 지어 있는데 유독 엄마소 송아지 한 마리가 떨어져 있다.
갓 태어난 듯한 아기소가 일어나다가 쓰러지자 엄마소는 걸음마를 못 뗀 아기소를 애처롭게 보고 있다.
“엄마, 힘들어요. 쉬었다가 가요.”
“그래. 아가야, 너는 걸을 수 있어. 힘내.”
“네 엄마. 다시 걸어 볼게요.”
다시 힘을 낸 송아지가 걷는 모습을 보고 나도 기쁜 마음으로 걸었다.
목장을 지나 더 넓은 초원지 들머리는 물바다이다.
등산화에 물이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묘기를 부리듯이 재빨리 물을 피해서 걸었다.
하지만 이내 이런 노력은 허사임을 알고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다음으로 보이는 초원지는 개울이 범람하여 목초지에는 물이 무릎아래까지 차 있었다.
등산화의 구조작전이 무색하고 배낭을 내리고 등산화를 벗을 수 없을 정도로 사방이 물이니 등산화를 신은 채로 물속을 걸었다.
목초지 물길 걷기가 오늘의 대란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대란은 숲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소나기가 시작되었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는 억수같이 마구 쏟아붓고 길은 강물이 되었다.
비옷과 모자 판초까지 입었지만 소나기는 내 등으로 얼굴로 목으로 빗물이 흘러 흠뻑 젖었다.
소나기를 뚫고 캐빈의 이정표를 만나니 AT길을 이탈하여 0.8 km ( 0.5 mi ) 안으로 더 들어가야 했다.
그 길은 잎 넓은 나뭇잎이 걸을 때마다 내 몸을 적시고 비를 뚫고 달려서 캐빈 건물로 돌진하였다.
여름 폭우는 숲 전체의 모든 것을 초토화시켰다.
캐빈 건물로 정신없이 달려서 처마 아래에서 안으로 보이는 곳이 부엌 뒤쪽의 쪽문이었다.
거실 안에서 프로패쎨이 나를 보자 뛰어나와서 건물을 돌아오면 문이 있다고 한다.
이제 더 젖을 것도 없어 천천히 입구로 걸어서 테크에서 비옷, 각반, 배낭 커버, 모자, 장갑, 하이킹 스틱, 그 모두를 처마에 걸쳤다.
캐빈이라지만 전기와 샤워 시설이 없고 재래식 화장실은 건물과 뚝 떨어져 있다.
그래도 침대 하나 배정받아 2층의 어두운 곳으로 올라가 마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 캐빈을 관리하는 모녀는 하이커들을 위해 호수에서 미리 받아둔 1갤런짜리 ( 3.8 L ) 물통이 줄을 지어 테크에 있었고 덕분에 테이블에 앉아서 물을 정수하며 저녁을 먹었다. 캐빈은 하이커들로 북적이고 참새방앗간처럼 바글거렸다.
이 번잡함을 싫어하는 하이커는 여전히 비가 내리지만 숲에 텐트를 쳤다.
캐빈으로 걸어오는 젊은 하이커들은 벤그룹이고 거의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벤은 나를 보자마자 나의 발목을 보면서 포기했을 줄 알았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반가워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나를 보며 장난기 어린 얼굴로 물었다.
“모하비, 어제 여기 왔어요? 아니면 오늘 여기 왔어요?”
“벤이 도착한 2시간 전에 도착했어요.”
“아 그럼 초원길의 물바다에 신발은 신은 체로.... 하하하”
그는 개구쟁이처럼 말문을 잃고 웃었다.
“나도 날 수 있는 재주가 없어 무거운 내 가죽 등산화가 완벽하게 젖었지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벤이 또 말했다.
“그 물길 앞에서 신발은 젖었지만 재미있었지요?
이 말에 듀크도 말했다.
“재미있기는 옷 젖고 신발도 젖고 제일 찝찝한 날이지.”
“모하비 등산화는 가죽이라 더 무거웠겠어요?”
“누가 초원물길을 걸어요? 오늘 우리는 새로운 경험에 선택받았죠.”
캐빈의 축축한 밤은 서로의 온기로 말리고 서로의 정담으로 훈훈해졌다.
* 걸음마시키는 엄마소
* 엄마소의 사랑도 네버앤딩
* 비로 범람한 초원지
* 물길 소나기를 만난 힘든 여정중 하루
* 열매 없는 밤나무 -매사추세츠 주
6-29 금 맑음 청명 113일째 누적 2,521.5 km ( 1,566.8 mil )
케이우드 Kay Wood 린투. 이동 28.3 km ( 17.6 mil )
아침에 젖은 옷을 다시 입는 것은 매일 샤워를 못하는 만큼 힘들었다.
캐빈을 관리하는 두 모녀가 만들어 준 팬케이크와 커피로 아침을 먹고 도네이션을 하고 젖은 숲으로 들어서니 비는 그쳤지만 길은 작은 개울물길이다.
언덕은 폭포가 되었고 바위틈은 약수터가 생겼고 나뭇잎은 2차로 내리는 빗방울이었다.
뉴저지 주와 뉴욕 주는 물이 귀하고 호두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떨어진 호두 껍질에 다람쥐가 먹은 흔적이 보였다.
그에 비하여 펜실베니아 주와 매사추세츠 주는 쉘터의 이정표가 잘 표기되어 식별이 편리하였다.
또 매사추세츠 주의 숲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가 밤나무이다.
이 나무는 꽃도 열매도 없이 번식력만 강하다.
밤나무 이름은 아메리칸 밤나무 American chestnuts 라 부르는데 번식력이 강하여 다른 나무가 살지 못한다.
큰 밤나무의 나무 둥치는 흰색으로 기품이 있었다.
오늘은 나뭇잎들의 모양을 관찰하니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여 나뭇잎마다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오전부터 햇살이 강하여 젖은 숲은 순식간에 말랐다.
배낭 속의 젖은 텐트와 옷도 말리면 좋겠다.
쉘터에서 하이커가 등산화를 말리자 나비가 살포시 앉았다.
휴식한 쉘터의 이름이 10월 산으로 단풍이 곱게 물 들 가을을 상상해 보았다.
시월산 쉘터 주변에는 질경이 잎이 얼갈이배추만큼 웃자라고 이것을 베어 뜨거운 물에 데쳐서 나물해 먹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며 달달한 간식을 먹었다.
벤은 여자친구가 생겼고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그녀가 사는 곳은 이곳 매사추세츠 주이고 오늘은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이 트레일-매직 행사를 만나서 이온 음료와 파이, 포도, 오렌지, 등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고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다.
나는 단맛이 잘 안 맞는 탓에 배속에서는 울렁거렸다.
* 이름이 낭만적인 시월산 쉘터
* 하이커의 젖은 등산화와 물을 찾아온 호랑나비
* 교회에서의 무더운 여름밤 -매사추세츠 주
6-30 토 맑음 114일째 누적 2,540.5 km ( 1,578.6 mi )
교회에서 야영. 이동 19.0 km ( 11.8 mi )
여름이 되자 더위에 지치고 계속되는 폭염으로 일찍 출발하여 일찍 마치려고 아침 6시에 출발하였다.
오전 11시경 길은 철길을 건너서 마을로 접어들었다.
작은 주유소 가게에서 간단한 공산식품을 구입하고 마을의YMCA을 찾아 3불을 기부하고 샤워를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날씨는 덥고 개울을 만날 때마다 물을 정수하여 마시기를 몇 번을 하였고 완만한 등산로에서 고슴도치가 나에게로 달려오고 있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고슴도치는 나를 보고 잠시 멈추더니 다시 길을 돌아서 한참 걷다가 숲으로 사라졌다.
오늘의 더위로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기진맥진하며 내려오니 산아래 집들이 옹기종기 있고 안뜰에는 수영장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맛있는 바비큐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고 시원한 수영장을 보자 내 몸은 이미 울타리 너머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상상으로 비틀거렸다.
다시 그늘 없는 마을을 지나며 도로 옆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마을 주민들과 하이커들이 단맛의 유혹에 줄이 길었다.
단맛에 길들여진 미국인들은 남녀노소 모두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나도 AT를 걷는 동안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다.
단맛을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픈 나는 도보여행 중에는 모든 것이 맛있고 최강력 소화력을 가졌다. 잔디밭의 피크닉 테이블에 배낭을 내리고 등산화를 벗어 일광욕을 하며 아이스크림 삼매경에 빠졌다.
한 주민이 가까이 와서 지금까지의 고단한 여정을 위로하며 그녀는 아이스크림만큼이나 달콤한 소식을 말했다.
날씨가 더워 더 이상 걷는 것이 위험하니 마을 교회에 무료로 텐트를 치고 잘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그 교회는 도로를 따라 AT 길 선상에 있어서 찾기 쉬웠다.
교회 건물의 그늘에는 이미 여러 개의 텐트가 진을 치고 있었고 밖은 덥지만 교회 안은 배터리 충전을 하면서 에어컨 속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하이커 박스에는 교회에서 기부한 간단한 공산품도 있었다.
교회 뒷마당에서 프로패썰을 만나서 페이스-카의 안부를 물었더니 이틀째라고 못 만났다고 하고 CD는 먼저 온 하이커들의 정보를 듣고 달러스토어에 가자고 하였다.
모기 스프레이와 간식을 구입하려고 슬리퍼를 신고 동네 산책을 하였다.
프로패썰이 다시 가게 가는 길을 자세히 알려 주었고 가는 길이 옥수수밭을 가로질러 걷는데 그 길은 내일 걸어갈 길이였다.
내일 물품구입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오늘 저녁시간에 미리 구입하여 배낭에 잘 정리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날씨가 덥고 마을은 고도가 낮으니 열대야 현상으로 밤은 몹시 더웠다.
나는 텐트커버의 절반을 걷고 잤는데 프로페썰은 비박을 하고 싶지만 모기 때문에 텐트거버를 완전히 벗기고 잤다.
더위로 잠을 설치게 되었다.
* 다양한 야생화
* 개구리, 두꺼비도 자주 만나고
* 물빛 맑은 호수
* 6월 21일 코네티컷 주를 만난 지점
* 모하비 블로그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하비의 글과 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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