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의 모험 Mojave's Adventures

Backpacking 도보 여행

q-6-2. 9박 8일 도보여행, 소나기의 후풍 - 8/2/2024

Mojave 2024. 9. 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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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 Lake 

초원지 아래로 내려와 다시

산을 타고 오르는 데는 언제나 배낭의

무게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오늘도 자주 쉬고 짧은 거리를 걷다가

결국 오후의 비로 4마일 (6 km)만 걸었습니다.

4시간 이동중 1시간을 휴식하고 이른 오후에

좋은 장소에 도착하여 비를 만나 일찍 마쳤습니다.

백팩킹을 하면서 가장 여유로운 거리이지만 어깨는

여전히 아픈 통증을 느낍니다.

산을 오르자 계곡 상류의

호수에 들러 잠시 휴식하기로 합니다.

탐과 단 님의 리더로 가는 백패킹은 무리하지

않는 거리를 걸어서 자연을 온전히

즐길수 있어 좋으며 사진을 많이 찍는 모하비로서는

서둘러 걷지 않아서 좋습니다.

 

호수로부터 흘러 내리는 계곡물이

또 다른 초원지를 만듭니다.

 

거대한 산세가 보이면

그 산자락 아래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이 호수 역시 절반은 초원지이고

절반을 웅장한 바위 산자락을 끼고

눈이 시나브로 녹아 호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디비전 호수의 절경은

바위와 이끼인 초원지를 함께

갖추고 있고 하류쪽으로 물이 빠져나가서

가장자리로 수위가 낮아 고요하고 맑습니다.

 

물의 온도를 알아 볼 겸 손을

씻으니 물고기가 화들짝 놀라는 바람에

모하비도 놀랐습니다.

물고기가 왼쪽에 보이시나요?

 

이제 물고기가 보이지요?

 

Division Lake

생각보다 깊지 않은 호수는

온화한 느낌으로 호수바닥도 적당한

모래가 있어서 물놀이를 하고 싶어지는 충동이

절로 일어 나지만 텐트칠 곳을 찾아야 합니다.

 

텐트칠 명당자리가 있는지

배낭을 두고 산 주변을 둘러보는데

올라 갈수록 가파른 경사와 바위들이 뒹굴고

있어서 위험해 보입니다.

 

이곳에서 텐트를 칠까,

저 산자락 왼쪽의 호수에서 텐트를

칠까 고심하다가 시간도 일러서

더 가 보기로 합니다.

 

 디비전호수 주변으로는 굴러 떨어진

바위가 많아서 여러 명이 텐트칠 적당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화강암 바위 사이로

오늘 처음 만나는 꽃도 만났는데

사막산에서 보이는 꽃입니다.

 

단단한 돌도 자연의 힘에는

쉽게 부서지고 쉽게 굴러갑니다.

 

바위 산을 오르자 이내 크라운 패스가

보이는데 저 고개는 2일 후에 오를 예정인데

배낭을 가볍게 하는 데는 열심히 먹고

음식물을 줄이는 것만이 배낭을 가볍게 하는 길입니다.

 

씨에라 고봉에서 자라는 야생화는

추위 때문에 스티키멍키 꽃도

역시 어른 손톱만큼 작게 피었습니다.

 

Crown Pass

오를수록 크라운 패스의 깊은

협곡이 모습을 살짝 드러냅니다.

 

오늘 날씨가 걱정되어

어젯밤에 화장실 갈 때도 걱정하며

하늘을 보았는데 작은 갯수의 별이 보여

안도했는데 오후가 되자 점점 구름이 파란 하늘을

가립니다.

 

이름 모를 작은 호수도

명경지수처럼 맑은 모습으로

모처럼 만나는 하이커들을 반겨 줍니다.

 

큰 산자락 아래에 길죽한 모양의

진주 호수가 보입니다.

 

호수 상류의 초원지는

다양한 꽃으로 화려합니다.

 

걸어온 모습을 되돌아 보니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 마음마저

 서둘러져 텐트칠 곳을 빨리 정한 후에

점심을 먹어야겠습니다.

 

 

이 소나무 뒤에서 바람을 피해

일부는 휴식하고 모하비와 3 사람은 호수

아래의 텐트칠 곳을 물색하러 상류쪽으로 올라가 봅니다.

 

이 호수 아래로 함께 간 스티브 님은

저 아래에서 텐트를 칠 생각인가

봅니다.

 

모하비는 배낭 때문에 탐과 메이 님께로

돌아와 이곳에 텐트를 치자고

동의 합니다.

 

뒤늦게 걸어오는 마이크 님은

스티브 님과 이웃하려고 호수를 따라

계속 걸어갑니다.

자연 속에 와서 카우보이박을 해야

자다가 눈을 뜨면 보석같은 별이 박힌

이불의 하늘이 있는데 자연속에서 왜 텐트를

치는지 모르겠다고

 텐트치는 우리를 탓합니다.

그는 텐트 대신에 두꺼운 다운 자켓을 입고 자고

비오는 밤을 대비해 작은 텐트를 가져 왔지만

거의 텐트를 치지 않고 잤습니다.

 

배낭에 짐을 가장 가볍게 가져온 

스티브님의 카우보이박을 하는 모습입니다.

 

대부분 하이커들은 장소가

정해지면 텐트를 먼저 치는 편인데

매이 님은 언제나 텐트 장소만 정하고

호수로 먼저 가서 멤버들이 없을 때 수영하고

씻은 후 물을 길어 와서 텐트를 칩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럴 상황이 아닌 듯합니다.

바람이 점점 거칠어져

재빨리 텐트를 치고 텐트 고정 핀도 여러 개

더 사용하였습니다.

이윽고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빗방울이 모하비 손바닥 반만 하게 쏟아지니

자연의 두려움을 체험하게 합니다.

 

다행히 비가 오기 전에 매이 님만

빼고 모두 텐트를 쳤습니다.

 

거센 바람을 동반한 소나기는

텐트 속에서 모하비가 누워서 꼭꼭 눌리고

있어도 어쩌면 텐트와 모하비 통째로

날아갈 기세입니다.

 

거친 소나기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내려서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텐트가 찢어질 듯이 강풍이 불었습니다.

텐트 속에 있음이 행운입니다.

비가 그치고 밖으로 나오니 높은 첨탑 같이

우뚝 솟은 산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운무로 또다른 자연의 풍경이 보입니다.

 

물을 정수하려고 호수 상류 쪽으로

내려가 봅니다.

몽환적인 호수의 모습도

소나기를 맞았지만 온전합니다.

 

하류 쪽을 보아도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호수 중앙에 단님이 물을 정수하고 있습니다.

다른 산친구들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물를 정수하고 손수건으로 몸을 닦아 내고

걱정된 매이 님의 텐트로 가 봅니다.

수영후 비에 흠뻑 젖은 그녀는 단벌 옷을

 텐트 옆의 소나무 가지에 널고 누워서 젖은 몸을

말리는 중입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좀 더

씻을 생각으로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니

멱을 감으려는지 나체 아저씨 두 분이 시선에 들어와

텐트로 다시 들어와 물 마시고 마른 과일 먹고

또 물마시고 깊은 오지의 자연 속 텐트에

누워 망중한 시간을 보내는 일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안개가 사라져 호수 반대편의

오전에 올라왔던 숲을 내려다봅니다.

 

Crown Pass

크라운 패스의 높이만큼 깊은

유자형 협곡을 내려다보니 자연이 만든 거대한

숲이 웅장합니다.

 

파란 하늘이 나왔습니다.

소나기가 끝나고도 거친 바람이

무서워 텐트에서 꼼짝 못 하였는데 자연은

이내 온화해져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줍니다.

 

비바람 후의 저녁시간은 기온이 뚝 떨어져

모두가 한겨울 옷을 챙겨 입고

저녁 준비를 합니다.

 

멋진 뾰족 첨탑 바위도

이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다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강풍으로 이 호수에서 소나무가

가장 밀집되어 자란 곳에서 임시 부엌같은

카페테리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블랙캡 백팩킹 코스는 험하기도 하고

긴 여정이라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아

다른 하이커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모두 한겨울 옷차림새입니다.

점심을 못 멋은 탓인지 모두 저녁은

 만찬을 열 예정인가 봅니다.

 

저녁 시간이 끝나고 모하비는

일몰 시간에 사진을 찍기 위해 서둘러

호수로 내려갑니다.

 

비 온 후의 일몰도 아름다운

광채를 발합니다.

 

구름이 군데군데 있어서 하늘은

 붉은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심한 낭떠러지인지

돌을 굴러 보는데 그 소리만으로도

아찔합니다.

마이크님은 사진기를 안 가지고 왔다고

호수 아래의 텐트까지 내려가 버리고

 산너머 헬기소리가 납니다.

 

추웠지만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탐님과 모하비는 한국의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헬기소리에 모하비가

마이크를 잡으로 왔나 보다는 말에 탐님도 웃습니다.

오후의 불순한 날씨를 만났지만

다행스럽게도 텐트 속에서 굵은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자연의 웅장하고 아름다움 뒤에는 늘

두려움도 있으니 자연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으로 또 되새기게 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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