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th recess Lake - Mono Pass
백패킹도 이제는 점점 꾀가 나서
무서운 배낭을 짊어지기 싫어 집니다.
이번 여행처럼 텐트를 치고 2, 3일 머물면서
일일 하이킹을 하는 것이 심적 부담도 적고
몸도 무리가 줄어서 좋습니다.
오늘은 음식물이 이미 3일 치가
줄었기에 가벼운 배낭을 지고 가는 길이서
높은 고도를 오르는 일정이지만 마음은 가볍습니다.
어제 피오니어 배이슨 호수를 보고
돌아오는 캠핑장 직전의 호수인
포스 레세스 4th Recess 호수에서 씻었습니다.
이 호수는 한적한 듯하면서도 정션 즉 분기점에
속하는 유명한 호수여서 가끔 하이커들이 있어
부분 멱을 감고 머리도 감았습니다.
모하비는 여장을 빨리 꾸려
호수에 먼저 내려가 기다리겠다고 하고
호수의 아침 풍경을 음미하려고 먼저 내려왔습니다.
호젓한 호수 상류 부분까지 걷기는 시간이 부족하여
주변을 꽃구경을 합니다.
어제 못 본 슈팅스타 꽃이 추위에 떨고 있고
다른 들꽃은 간밤의 추위로 아직도 꽃잎을 닫고
잠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힘겹게 걸었던 돌길이
이제는 모노패스까지 계속해서 오르막 길이
이어집니다.
한국에 피는 엉겅퀴 꽃에 비하면
몇 배로 크고 꽃과 잎은
가시가 바늘과 같습니다.
아침의 계곡 주변은
기온이 더 한기가 절로 느껴집니다.
엊그제 친 텐트 3동이
여전히 있는데 장소를 살짝 옮겼습니다.
오늘은 햇살은 눈부시게 맑은데 비해
바람이 점점 거칠어 일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 광활한 풍경을 바라보는
산꼭대기 길목에서 바람은 더
불기 시작합니다.
모노패스는 어떤 나무도 덤불조차 없는
민둥산길로 이 강풍은 어쩌면
상당히 위험할 것으로
벌써 마음이 어수선해집니다.
큰 바위산 아래로 3개의 호수가
숨어 있는 Three Lakes에 일렁이는
풍랑과 바람의 세기가 점점 거세집니다.
호수를 지나 계속 오름길을
지그재그로 오르는데 강풍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멋진 산세의 풍경은 발걸음을 잡고
모노패스를 잘 넘겨야 하니 이 바람이
조금이라도 약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잔잔하던 호수가
바람으로 호수에도 파랑이 일렁이고
이런 호수 풍경도 처음 봅니다.
모노패스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넘는 나무 없는 길을 걸어야 하니 이곳 나무에서
바람을 피하며 여장을 재정비합니다.
바람막이 재킷을 배낭에서 꺼 내어 입고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배낭의 끈에 묶습니다.
3개의 호수도 점점 멀어져 가고
바람만 더 거세게 붑니다.
모래언덕에서의 강풍은
한 발씩 내딛는 순간도 어렵고
숨쉬기도 힘겨워 이곳을 겨우 전진합니다.
결국 얼마 못 가서
이 작은 나무와 바위에서 바람을
막고 앉아 간식도 먹고 휴식하고
다시 바람과 맞서 모노고개를 향합니다.
모노고개가 보이자
협곡에서의 바람과 수밋호수의
찬바람은 더 거칠게 붑니다.
이 협곡을 무사히 넘고
호수를 지날 때까지 다시 긴장합니다.
되돌아가는 길로 3일 전에 만난 길이지만
신비롭습니다.
씨에라 네바다 백패킹 여행에서
추위는 만났지만 오늘처럼 강한 바람은
처음 만났습니다.
4 마리의 말을 몰고 모하비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아름다운 말몰이 아가씨는 카우보이 옷을
잘 챙겨 입어 더 멋있습니다.
자신의 모자가 바람에 날릴까 모자를 손으로
잡기도 합니다.
무거운 짐을 실은 말도 강풍에 걱정되어
연신 뒤를 돌아 보면서 말들을 점검합니다.
드디어 호수가 보이지만 이 협곡에는
나무도 식물도 없어 바람이 거칠게 붑니다.
바람이 심하여 파란 하늘은 더 눈이 부십니다.
오늘 여행을 시작하는 백패커들은
바람이 거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호수에서 즐깁니다.
모노패슬 잘 넘었지만 내리막 길이
바람이 세다고 일러 주었습니다.
80세는 족히 보이는 이 할머니 하이커는
가벼운 배낭을 메고 짐을 맡겼다며
꼿꼿하게 걷는 모습이 대단한 노익장입니다.
바람 탓인지 오늘따라 호수 물빛이
더 쪽빛으로 깊어 보입니다.
모노패스에 있는 수밋 호수를 지나고
호수는 점점 멀어지고 협곡 아래에 당도하니
바람의 기세는
약해져서 숨쉬기가 수월해졌습니다.
모하비도 마지막 눈을 더 즐깁니다.
원래 등산로는 눈이 덮고 있고
사진의 오른쪽의 등산로는 7월의 하이커들이 걸은
발자국이고 왼쪽은 8월의 하이커들이 눈이 녹자
걸은 곳입니다.
즉 7월에는 왼쪽의 발자취가 있는 등산로도
눈으로 덮여 더 위의 오른쪽으로 걸어 길이
나 버린 것입니다.
9월 말이면 이 두 개의 등산로도
역시 눈으로 덮일 것입니다.
씨에라 네바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됩니다.
그러니 한겨울에 이곳은
얼마나 혹독할 것일까 상상이
되면서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눈을 피하여 오른 등산로가
여기저기 나 있는데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걸어서 길이 여러 개로 생깁니다.
모노패스를 완전히 벗어나니
새로운 산세의 풍경과 바위틈으로
야생화가 보입니다.
아쉬움으로 모노패스를 뒤돌아 봅니다.
이제부터 루비 호수까지
지그재그로 계속 내리막 길도 멀어서
끈기가 필요 합니다.
바람은 그치고 이 풍경을 보면서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아침 산행 시작 전의
포트 레세스 호수 앞에서
강풍을 만났을 때 모노패스 직전에서
모하비는 친구가 준 실리콘 반마스크를 착용해서
남들이 보기엔 흉했지만 시원한 착용감으로
좋았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은 루비호수에
당도하면 텐트를 칠 것입니다.
루비호수는 산 위에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물빛인데
많은 사람의 캠핑으로 물이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하이커가 많이 몰리는 루비 호수의
몫 좋은 캠핑자리를 만나기를 고대해 봅니다.
* 모하비의 모험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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