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e Mountain 6/12/2022
남가주 6월의 더운 오후 햇살에
이미 힘든 산봉우리 3개를 오르니 속으로
그냥 집에 갔으면 딱 좋겠다는 말이
턱 밑까지 나왔는데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베어산의 등산로 입구에서
벌써 더위와 지친 몸과 길없는 어려운 등산로를
택하여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오후의 따가운 햇살은
말그대로 사막을 걷는 기분이고
덤불의 가시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그늘 없는 산을 오르려니 보는 것으로
까마득한 마음뿐입니다.
모하비 키의 4배가량 커 보이는
유카 Yucca 꽃은 피었다가 지고 이제는
햇살에 그 씨앗을 영그는 중입니다.
야생 메밀꽃이 한창입니다.
눈앞으로 보이는 굽이굽이
능선은 족히 4개는 되어 보이는데
이 더운 오후에 저 꼭대기가
베어산입니다.
산자락마다 가는 길이 모두
발가벗은 모습의 산도 더위에 익어
있습니다.
더위와 물이 귀해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그나마 자란 나무는 불에 타고
베어산 Bare 말 그대로
발가벗은 그늘 없는 더운 산입니다.
아래 등산로입구에서는
지고 있던 유카꽃이 고도가 높아지자
싱그럽게 핀 유카가 한창입니다.
목의 갈증을 저 향기로운 유카꽃
한나 따 먹고 싶은데
너무 높아서 손을 닿을 수 없습니다.
요바 산타는 잎을 차로 마셔서
더운 산의 탐험가들이
그 갈증을 이겼다고 합니다.
자신의 종족 보존을 위해
잎과 꽃봉오리 모두 가시로 무장하고
사막의 척박한 기후에
꽃은 여리디 여기고 환한 흰색 꽃과
노란색 암수술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비와 벌을 유혹합니다.
Prickly Poppy, Matilija Poppy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는 길이
눈앞에 보입니다.
리더를 따라가기 힘듭니다.
지친 몸이 정상직전에는
그 한계가 턱밑에 오르고 말할
기운도 없어집니다.
베어산 정상은 앤젤레스 크레스트 2번길
산림이 웅장한 산들과
앤젤레스 포레스트의 4번길
척박한 사막산들을 모두 아우는 조망권으로
그 중간에 있는 멋진 산입니다.
왼쪽 사막산 오른쪽 소나무 수풀림
등산은 루터 1로 올라가서
하산은 루터 2 등산로로 내려왔는데
내리막 길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이 없으면 큰일 나는
사막 특유의 척박한 산행로입니다.
토양에 따라 붉고 흰빛
그리고 소나무로 덮은 푸른빛이
저녁을 맞이합니다.
여리디 여리고 메혹적인
연보라색 꽃 코끝으로 향기를
맡아 보고 싶지요! 그러나...
산불 이후 가장 먼저 싹을 틔우는
독초입니다.
아욱과 인 여린 꽃이 입니다.
파란 하늘에 노란 꽃
강렬한 색채가 서로에게 더
빛나게 만드는 극치의 미입니다.
더운 오후에 오른
베어산에서 민둥산만 몇 등선을
올랐는데 내려오는 길에 야생화는
피곤을 잊게 해 주었습니다.
Yucca 밤에는 등불과 같아
신의 등불로도 불립니다.
하산하면서 베어산을
한 번 더 쳐다보니 발갛게 벗은 산이
높기도 합니다.
오후 늦게 올라 서산의 해가 내리자
사막산 특유의 바람이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이 산이 비록 벌거벗어도
사막과 숲의 동시 조망권을 가졌으며
척박하지만 야생화가 많은 아름다운 등산로입니다.
* 모하비의 모험에 오신 이웃님, 고맙습니다.
** 핸드폰은 옆으로 보시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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