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라 산맥의 자연상태
JMT 5일째 8월 25일
누적거리 38 마일 (61.2 km)
7:55 am 출발 ~ 3:10 pm 종료
이동거리 12 마일 (19.3 km)
오름길 900 ft (274 m), 내림길 2500 ft (762 m)
밤호수의 바람도 자고
안락했지만 밤새 잠을 뒤척였습니다.
몸의 근육통 탓인지, 새로운 환경 탓인지,
보름후의 달빛 탓인지,
텐트속의 좁은 슬리핑백에서
상념을 하다 새벽에 본 밤하늘의
별은 보석을 심어둔 착각이 들었습니다.
산새가 높다보니 느긋하게
출발했지만
해없는 새벽길 같았습니다.
버지니아 호수를 끼고
이동합니다.
해가 떠오르는 맞은편에는
달님이 아직도 산허리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수주변의 초원지를
밟으면 융단처럼 부드럽습니다.
4일간의 음식이 비워졌지만
배낭의 짐은 여전히
무겁게 느껴지고
오름길에서는 더 힘겹습니다.
달님도 산오름이 힘겹듯이
우리도 힘들지만 올라야 합니다.
씨에라 산맥 속에서 포기하면
헬기를 불러야 합니다.
부득히 헬기를 타고
집에 가지만 복잡한 절차로
배낭은 8개월 후에 찾을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 호수를 완전히
벗어나 오르고 다시
내림길에서
조용하고 한적한
보라 호수를 만납니다.
이른 아침에 만났지만
유명한 호수에서는
긴휴식을 가집니다.
Purple Lake
만피트 (3048 m) 넘는 호수에서는
낚시가 금지됩니다.
도보여행 중에 낚시를
하려면 낚시 장비를 짊어져야 하고
낚시 허가증이 필요합니다.
호수는 산을 품고
산은 호수에게 물을 주고
아침의 고요에
우리를 명상하게 합니다.
PCT 와 JMT 는
서로 만나다가 나란히 가다가
또 만나기도 합니다.
휴식시간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화장실도 가야하고,
간식도 먹어야 하고,
사진도 찍고, 풍경도 감상하고,
짐을 재정비하여야 합니다.
고요한 호수, 물빛이 깊어
보라호수라 불리우나 봅니다.
오직 송어들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알파인 존에서 자생하는 풀
사이로 버섯이 자랐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더웠고
밤낮 기온차가 많아 벌써
단풍이 보입니다.
씨에라 산맥에는 9월말부터
눈이 오고 겨울내내
눈으로 덮히며 날씨에 따라
10월부터는 산행이 금지됩니다.
씨에라 클럽 멤버를
JMT 길에서 만났으니 반가워서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계곡물이 줄어 통나무 다리
아래의 징검다리로 건넙니다.
여름에 더운 날씨로 눈이 녹고
오늘처럼 더운 날은 해를 이고서
초원지를 걸으면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됩니다.
그러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씨에라 산맥의
등산로에는 호수가 많아
도보여행중 물걱정은
안해도 좋습니다.
양사언 시조
'오르고 오르니 발아래
뫼이로다' 가 절로 생각납니다.
꽃이 피고 씨가 영그는 모습
지난해 산불이 심했던
캘리포니아주는 모닥불이
어디에서나 금지되었습니다.
건조하고 덮고
먼지를 마셔 계곡 옆의 그늘에서
점심시간을 가집니다.
천년수를 누리고 다시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니
죽어서도 곳곳이 서 있습니다.
인간의 삶 이상으로
자연의 삶도 치열합니다.
작년겨울은 눈비가 적었던
캘리포니아주는 봄에 큰 산불이
많았고 여름에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점점 건조해지고 등산로를 걸을 때마다
먼지나고 건조한 공기가 코를
헐게 하여 잠자리를 방해하였습니다.
등산로는 밀가루을 뿌려둔 듯이
검정색 등산화가
먼지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등산로에 짐승 발자국도
보입니다.
먼지 속에서 핀 루핀
쓰러지지 않고 자라기 위해
바위를 휘감고 뿌리를 내린 모습에
모든 삶이 위대합니다.
그러나 지금 자연은 아파서
그 현상을 말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초원지 사이로 시냇물처럼
흘러내리고 넒은 캠핑장을 짐이
찾았습니다.
오늘은 덥기도 하고 시원한 물가에서
캠핑하기로 합니다.
처음으로 평평한 바닥을
찾아서 오늘밤에는
깊게 잘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캠핑장에서 먼저 텐트치는 곳은
꼼꼼히 봐야 합니다.
작은 나무가 자라 그늘진 곳은
습하여 음의 기운이 있을수 있고,
쓰러진 큰 나무둥치 옆은
그 아래로 벌레, 뱀이 있을수 있고,
위로 올려다 보아 죽은 나무가
서 있으면 쓰러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텐트를 치면
짐을 풀고 물가에 가서
물을 정수합니다.
그리고 비누없는 세수, 머리감기,
빨래도 합니다.
모하비가 가져간
빨래줄이 인기 좋습니다.
앤드류는 슬리핑패드가
밤새 바람이 꺼진다고 합니다.
캠핑신발을 가져오지 않아
모하비가 물속에 들어가
슬리핑 패드를 물에 넣어 미세한
구멍을 찾았습니다.
모처럼 그가 환히 웃으며 나중에
테이프를 붙여 고쳤습니다.
초원지의 야생화
저녁식사 후 짐은 언제나
디저트를 주는데 오늘은 망고밥이
달달하고 맛있었습니다.
차도 나누어 마시고
다양한 대화방이 열리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갑니다.
5개의 텐트촌이 생기고
맨 오른쪽 흰색은 바위입니다.
새벽부터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져 잠을 설쳤습니다.
* 모하비의 모험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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