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의 모험 Mojave's Adventures

Hiking 미국 서부 산행

사계절을 만끽하는 팔로마 산행 - 4/3/2025

Mojave 2025. 4. 12. 13:13

Paloma Mountain Lookout 6,073 ft (1,851 m)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캠핑 산행의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이번 주는 산타 바바라의 백팩킹 산행 2박 3일

여정으로 포스팅이 늦어졌습니다.

이글 크레그 산행에서 추위에 떨었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다음날 비가 오면아침만 챙겨 먹고 여장을 꾸려

바로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다음날 아침은

화창합니다.

Dripping Springs Campground

 

날씨가 화창하지만 어제의

고된 산행의 지친 피로로 조금 편한

산행길이 있는 팔로마로 향합니다.

 

 

드립핑 스프링스 캠핑장의

왼쪽은 관리하시는 호스트 님이

거주하시는 RV와 차량입니다.

오른쪽은 이 캠핑장에서 22번 자리가

화장실도 가깝고 바람을 막아주는 참나무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드립핑 스프링스 캠핑장에서

나오면 바로 만나는 SR-79 도로에서

동쪽으로 조금 잘리면 오크 그로브 캠핑장이

나옵니다.

이곳은 전자보다 더 규모가 크고

캠핑비용은 싸지만 더 추운 형세입니다.

몇 년 전에 이곳에 캠핑했을 때 몹시 추웠던

것을 기억합니다.

 

오크 그로브 캠핑장 맞은편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크 그로브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걷기 편하고

예쁜 오솔길이지만 조금 짧습니다.

 

오크 그로브 산행로가 끝나고

계속 소방도로를 걸어야 하는 지루한

길이 시작되는데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어제보다는 맑은 날씨로 희망적인데

비록 흰구름이지만

산에서는 이 친구들이 서로 엉겨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검은색의 구름으로

소나기를 만듭니다.

 

간식을 먹으면서 파란 하늘에

초록색 레드생크 잎이 바람에 하늘거리니

어제 산행의 피곤이 몰려 오고

몸이 나른합니다.

 

 

비가 오면 보통 게이트를

닫기도 하여 산행할 때에 리더들은

가장 먼저 확인할 일이 게이트가

잠겼는지 열렸는지를 확인하여야 산행 거리와

오르막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게이트도 상습적으로 닫아 두는

곳입니다.

 

다음 게이트까지

3.5마일 (5.6 km)을 이 소방도로를

따라 걸어야 합니다.

흰구름이 점점 회색으로 변합니다.

 

자전거가 지나간 흔적만 있습니다.

어제 산행에 이어진 산행이라

점점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구경합니다.

 

새 집 같이 보이지만

오크 나무에도 자라는 겨우살이

입니다.

 

오른쪽 산꼭대기에

팔로마 산 위의 전망대가

보입니다.

 

팔로마는 오른쪽으로 가는데

예전에 이 길을 그대로 산행했을 때는

일부는 노란 팻말 뒤의

크로스 컨츄리로 올라갔는데 오늘은

소방도로를 계속 따라갑니다.

 

크로스 컨추리로 걸었던

언덕에는 가시가 많은 벅돈 덤불을

모두 베어낸 흔적이 보입니다.

 

드디어 팔로마 산 입구의 게이트를

만났습니다.

이 게이트가 열려 있으면

거친 비포장도로이지만 자동차로도

올라올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지난달 비와 엊그제 비로 겨울 동안은

도로 손상을 방지하려고 닫아 두었습니다.

 

 

전망대까지 왼쪽으로

길이 돌아 올라갈 수 있습니다.

크로스 컨츄리하면 사진의

전망대 반대편으로 바로 올라

0.5 마일 (0.8 km)의 짧은 거리이지만

오르막은 더 가파릅니다.

 

맞은편에는 산 위에 세워진 돔의

팔로마 천문대가 Palomar Observatory

보입니다.

 

산 아래로 호수가 보이는데

베일 Veil 호수입니다.

 

날씨 탓으로 인적도 없고

레인저도 없으며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도 닫혀 있는데

전망대 위에는 소리가 납니다.

모하비가 첫 캠핑날 밤에 비가 왔는데

그날 내린 비가 이곳은 눈이었고

낮기온이 높아 녹다가 얼음으로 변하고 다시

그 얼음이 떨어지는 무시무시한 굉음입니다.

 

얼음이 떨어지니 전망대 주변은

바로 이탈하여

산 아래에서 점심을 먹으며

올려다보았습니다.

 

하늘의 구름 이동이 심상치 않더니

점심이 끝나기 전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점심을 서둘러 끝내고

비옷을 챙겨 입고 벅돈 덤불이 베어진

언덕으로 크로스 컨츄리 산행을 합니다.

출발할 때 가야앱의 GPS를 켜고

갔기 때문에 크로스 컨츄리 산행하여

소방도로에서 올라온 지점을 찾으면 됩니다.

요즘은 하산 시에는 이 앱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산세가 얼마나 기름지면

굵은 씨알의 도토리가 바람에 서로

몰려 있습니다.

모하비가 동부에 살 때는 도토리 주어

묵을 만들어 먹었는데 캘리포니아 주법이

 자연 채집을 허용하지 않아서 그냥 탄복합니다.

동부에서 묵을 만들어 먹어 본 이후로 모하비는

마켓에서 판매하는 묵은 맛이 달라서

사 먹지 못하는 병이 생겼습니다.

묵을 만들려면 많은 절차로 모하비 일손이

바쁘게 움직여 손가락 관절에 무리를

줄텐데 캘리포니아 주법 덕분에

일손이 줄어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도토리도

있는데 그 옆에 동글동글한 아이들은

기생하는 벌레집입니다.

 

하산을 하자 팔로마 전망대가 

조그마하게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비구름이 몰리고

있습니다.

 

산세가 6,073 ft (1,851 m)

전후에는 사철나무와 적당히

솔잎이 긴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계곡이

부드럽게 보입니다.

 

자동차를 주차해 둔 곳에

비가 내리고 비구름이 산을 타고

오릅니다.

비를 만날 것 같아 다시 비단속을

하는데 비옷 외에 배낭도 커버를 덮고

부지런히 걷습니다.

 

팔로마 게이트가 잠겼으니

아래로 달리는 이 차량을 어제

산행했던 이글 크레그 등산로 입구로

통하는 소방도로를 통하여 올라온 오레건 주에서

여행자인데  루프탑 Rooftop 텐트까지 장착했으니

황야의 여행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루프탑 텐트는 습도가 없어 좋지만

사다리를 싣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동시에

천 불 (백오십만 원) 이상하는 

고가 텐트입니다.

 

산 중턱에서 동네에 비가 오는

모습이 보이고 비구름이

몰려옵니다.

피곤하지만 다급한 마음 따라

총총히 걷지만 주차장까지는 멀기만 합니다.

 

 주변이 어두워지자 만자니타의

흰색 종꽃은 더욱 영롱하게 보입니다.

비가 거침없이 내립니다.

 

산 위로는 우박으로 변했습니다.

길이 미끄럽습니다.

 

등산로의 좁은 오솔길이

이제는 미끄러워 불편한 길이

됩니다.

비가 내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우박이 옷을 적게 젖어 불행 중 다행입니다.

 

 

비구름이 산 위로 오르면서

등산로에 우박이 멈추어 다행입니다.

 

야생 오이도 비를 흠뻑

맞아 더 예쁩니다.

 

만연초는 춥거나 덥거나 물이 있거나

없거나 어떤 환경에도 이겨 내는

선인장이니 이름이 만연초입니다.

이 가시를 뚫고 갉아먹은

천하무적은 과연 누구일까요?

 

반대편 산자락이 시커멓게 피어오른

비구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빠른 속도로 맑아집니다.

 

그래도 오솔길은 미끄럽고

나무에 물을 머금고 있어 좁은 곳에

지날 때는 하이킹 스틱으로

한 번 나무를 흔들어 주고 지나야 옷이

안 젖습니다.

 

비도 그치고 오솔길도

지나고 산에서 첫 집을 만나

마음이 느긋해져 천천히 걷습니다.

피자 화덕인가요?

삼겹살 화덕? 

인적이 없어 물어보지 못하고 상상만

합니다.

 

 

야카 꽃대궁이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사막성 기후지만 산길이

조금만 젖어도 반갑습니다.

이 일대에는 미세하지만 그래도

 지하에 물이 흐르는 수맥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모하비가 3일간 머문 캠핑장

이름도 드립핑스프링스 Dripping Springs로

부르나 봅니다.

 

어딘가에서 비를 피했을 

한 쌍의 파랑새도 반갑습니다.

 

Red Shak Tree, Ribbon Tree

 

한 겹의 피를 벗겨 몸을

더 키우는 레드 생크의 외피는

빨간 리본을 닮아 닉네임이 리본트리인데

정말 리본 같지요?

 

Yucca & Cane Cholla

 

 

Hawk

 

남가주 산길에서 학은 

단골손님으로 만나는 친구이지만

거의 혼자 있는 모습입니다.

 

모하비가 원거리에서 10배 줌으로

사진을 찍는데도 눈치를

차리고 날아가 버립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산길은 쉬우나

날씨로 힘든 산행이라 다음날

바로 여장을 챙겨 집을 향하는

15번 고속도로에는 유채꽃이 한창이고

먼산에는 설경이 보이는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Paloma Mountain Lookout

 

오랜만에 우박도 만나고

빗물을 머금고 좋아하는 다양한

식물도 만나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어제 18 마일 (29 km)에

이어 오늘 12.5 마일 (20 km) 산행했습니다.

이번 캠핑 산행은 날씨가

추워져 목표했던 하나의 산행은 못하고

귀가했지만 꽃길과 우박, 비를 만나는

봄의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