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go Peak 10,480 ft (3,194 m)
카타고 산으로 향하는 길은
처음에는 덤불과 바위였는데 점점
바위와 세월을 함께하며 자란 고목의
주니퍼인 향나무들은 저마다 멋진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뒤돌아 보면 빅드라이 매도우가
산아래에 펼쳐지고 평화롭게만 보입니다.
고목의 나무기둥은 마치 죽은 모습인데
분명코 나무 윗부분에 잎이 있으니
사람으로 말하면 산신령님이라는 느낌입니다.
죽다가 살고 죽을 듯하다가
다시 살아난 흔적이 선합니다.
무거운 배낭 때문에
자주 휴식을 하게 되는데
이런 바윗길 고도 높은 산행은 아기처럼
아장아장 걸어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나무껍질이라고는 모두 벗겨져
살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향나무의 모습은
끈질긴 삶을 상상해 보면
경외감은 물론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제 힘겹게 올랐던 바위뿐이었던 산행길의
올란차 산의 북쪽은 잔설을 그대로 덥고
소나무 우거진 수풀림입니다.
때로는 험준한 돌산을
가로지르기도 합니다.
하나의 거대한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입니다.
드디어 한 고개를 오르자
멋진 바위가 보입니다.
뿌리는 눈에 덮이고 녹고
스스로 갈고 닦여서 멋진 조각품을
연출합니다.
이 돌은 평화롭게 턱을 괴고
낮잠을 자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돌조각과 웅장한 소나무를 보며
점심을 먹을 좋은 자리를 찾습니다.
나무아래 땅은 모래로 깨끗하고 숲은 적막합니다.
이토록 신비로운 바위 조각품과
웅장한 소나무 숲이 험준하여 찾는 이가 드뭅니다.
이 비경을 단지 우리들 6명만
본다는 것이 아까울 뿐이었습니다.
조각품은 지천입니다.
계곡 아래 개울에서 마지막으로
물을 정수합니다.
소나무와 바위 그리고 눈이 녹아
퇴적되어 깨끗한 모래밭.
이 세 가지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숲과
산을 만들었습니다.
바위틈으로 보이는 올란차는
여전히 멋진 모습의 고봉입니다.
중앙의 돌은 만지기만 하면
곧 굴러 떨어질 모습으로 바위 위에
균형을 잡고 올라 있습니다.
이 바위 군들의 산이
바로 카타고산이지만 어디가
정상인지 어디로 올라야 할지 묘안이
없습니다.
설마 이 바위가 정상이라고
오르는 것은 아니겠지요!
죽어도 살은 듯 살아도 죽은 모습
삶과 죽음은 극과 극이 듯이 이곳의 풍경 또한
그렇습니다.
바위와 나무가 합체되어 자란 모습입니다.
발길의 흔적조차 없는 깨끗한 모래 바닥이
산세가 깔끔하여 이곳에 마냥
머물고 싶어 졌습니다.
이미 몇 년 전에 올랐다는 제이슨 님도
홀란스러워 임시 스카우트를 하겠다고
배낭을 내리고 가 보았지만
이 바위 뒷자락으로 우회하기로 합니다.
쳐다보면 멋지고 올라가라고 하면
두렵고 웅장한 바위산은 마음의 희비의
느끼게 합니다.
우회하여 바위를 돌아갑니다.
어느 쪽으로 걸어도 조바심이 납니다.
겹겹이 책을 쌓아 둔 모양의
바위도 있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돌산이
어디인지 돌아갑니다.
기이하고 불가사의 한
원드랜드를 연상하게 합니다.
순간적으로 눈앞의 바위가
정상으로 느껴집니다.
카타고 산이 품고 내려다
보는 풍경입니다.
바위도 품도 있는 또 다른 바위가
카타고 산입니다.
이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직벽의 바위를 올라갑니다.
웅장한 예술품은 도처에 있으니
눈을 절도 호강하고 몸은 긴장합니다.
바위를 잡는 감각을 위해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바위를 잡고 오릅니다.
정상의 바람을 예상하여 바람막이 옷의
지퍼를 단단히 올립니다.
과연 오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모하비는 핸드폰 지갑만 메고 오릅니다.
모하비 뒤로 바위 타는 캐터린님의
두려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결국 진옥님과 캐터린님이
바위 타기를 포기하고 아래로 내려가
우리를 지켜봅니다.
모하비는 한 발씩 바위를 타려는데
바위가 모두 직벽이라 다리가 짧습니다.
자연의 거대하고 섬세한 돌 조각품을
보니 가슴은 한없니 넓어집니다.
드디어 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바위 뒷부분의 풍경이 보입니다.
저 아래 395번 도로가
보입니다.
웅장하다 못해 아찔한 현기증과 함께
올란차산이 호의 하는 아래의 수많은 바위들마다
그 기백이 절로 느껴집니다.
이 산의 정상 해발고도가 10,480피트이니
이제 저 아래의 395번 도로와 오웬스 호수까지는
만 피트(3,048m) 이상을
내려가야 하산이 종료됩니다.
모하비가 하산을 하고
나히드, 알렉스 님이 정상을 오릅니다.
정상은 3 사람 이상 오르기
힘들 정도의 협소한 자리입니다.
나히드 님이 선 뒤쪽 바위의 움푹 들어간
자리가 정상입니다.
모두 안전하게 하산을 하면서 자세한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의 결이 어느 산수화를
느끼게 합니다.
이 나무는 삶의 영역보다 죽음의 영역을 더
넘어 있는 기이함에 마치
카타고산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았습니다.
쓰러진 나무뿌리에도
살아온 세월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멋진 모습니다.
보통 SPS 산둘 중에는 이름뒤의 산 Mountain보다
피크 Peak라는 이름이
더 붙은 이유는 바위산자락 중에
뾰족한 한 부분이 가장 높게 책정에도
자리가 협소하며 넓은 산이 아니라 피크라는
이름이 더 많습니다.
정상을 내려와 나히드 님이
기념 촬영해 주었습니다.
무거운 배낭이 한계를 느꼈지만
기이한 바위들, 고령의 소나무 숲, 그리고
죽어 쓰어진 뿌리들의 멋진 조각품을
카타고 산행에서 보고 그 느낌을 상상하면
지금도 묘한 정기가 울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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