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ewell & Dawn Train
2개월이 아득하게 길 시간인 줄 알았는데
어느덧 미국으로 떠날 마지막 주말이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로
저녁 약속을 했습니다.

모하비가 3일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지방여행으로 오빠를 위한
찬꺼리를 오전 내내 만들어 식히는
중입니다.
왼쪽부터 오징어 볶음, 아침에 밥대신 두쪽 드시는
약밥은 식혀서 다시 썰어야 합니다.
호박씨는 팬에 볶아 식힌 후에 병속으로 안착,
아몬드도 볶아 총총 썰었습니다.
감자 얇게 썰어 팬에 익혀 대파와 양파 샐러드,
냉동실 어묵이 뒹구는데 모하비가 미국 가면
버릴 듯하여 양파 넣고 볶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임을 알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객님?의 불평이 있었습니다.
김밥용 김이 없어 김밥을 못 만들어 줌.
거의 매일 드셔도 가장 좋아하시는 꽈리고추와 멸치 볶음,
인터넷 오더한 미역줄기는 짜고 소화도 안 되니
다음에는 사 먹지 말라고 모하비 충고
100% 접수 하십니다.
짠것 싫어 하셔서 양파를 두 개나
썰어 다시 재탄생시킨 미역줄기 입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무나물,
모하비가 만든 음식을 보더니 오라버니 왈,
"혼자 사는 훈련시키려고 마아~
지방으로 도망가뿌나!"
웃으며 자기를 왕따 시킨다고 합니다.
왕따든 훈련이든 이제는 혼자 밥 챙겨 묵어
가며 잘 살아야 합니데이!

오후에 찬바람 가르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픽업 온다는 조카 가족을 5시에 만나기로
육교를 건너는데 몹시 춥습니다.
왼쪽은 오빠네 오른쪽은 2월에
오빠의 작은 딸이 이사를 오기로 한
아파트입니다.
엄마를 갑자기 잃고 나니 아빠와의
동선이 가까워야 직장을 다니며 육아하며
아빠를 자주 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이지만
당분간 힘들게 출퇴근이 예상되어 고모인 모하비는
조카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갑자기 홀로 된 아빠를 자주 찾아보겠다는
막내 조카의 생각이 실행되었고
이 일에 적극 동의해 준 조카사위가 고맙습니다.

좁은 땅 한국에서도
인구 밀집도가 가장 많은
서울의 지하철 노선이 복잡합니다.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있고 기존의
기차도 있지만 지금은 KTX의 초고속 기차까지
참 편리하기도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이 좁은 땅에서 체계적으로
잘 돌아가는 것도 신기합니다.
엊그제 만났던 사촌 막내 오빠는
이 지하철의 시스템을 구축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은퇴하여 이런
철로까지 그냥 보이지 않습니다.
사촌 오빠의 은퇴 후의 지론이
'이달에 받은 연금은 이달에 모두 쓰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
노후에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좌우명이라고 합니다.
연금을 받아 쓰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고
노년에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기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달에 한 번은 누님 부부와 4명이
골프를 친다고 합니다.
그부부가 일 년에 2번의 해외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두 채의 집이 있어서
전원생활로 3,000평을 가지고 있지만
내 먹을 먹거리만 농사짓고 나머지는 과실수를
심어서 일을 힘들게 하게 될까 봐
농번기에도 반나절만 일하며 농사일을
즐긴다고 합니다.
내 먹거리만 내가 농사지어 먹어도
이것이 중국산인가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그저 시장에서는 생선만 사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닭 키워 닭고기와 달걀을 먹으니
근면성과 근검한 사촌오빠의 전원생활은
모하비가 꿈꾸는 삶입니다.

미리 예약을 해 두어서
간단한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겨울 추위에 익숙하지 않은 모하비는
자동차에서 식당으로 들어 가는 사이
바람을 동반한 겨울 추위가 느껴졌지만
이 겨울을 더 즐겼습니다.
곧 미국으로 돌아 가면
엘에이는 이제 겨울 우기 비가 그치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어 기온이
72 F (22 C)로 초여름 날씨라고 합니다.

김치 갈비찜인가 봅니다.
이 외에 사이드로 고등어와 갈치 구이가
함께 나와서 두 조카 식구와
오빠, 모하비가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요건 코다리 찜입니다.
평소에 잘 먹지 않은 짜고 매운 맛이지만
모하비는 돌솥밥을 한 그릇 뚝딱 먹었습니다.
식사 후 오빠네로 와서 왁자지껄 떠들고
놀았습니다.
조카들이 고모 수고했다며 선물 운운하는데
물질만능 속에 사는 요즘은 클릭만 하면
새 물건이 집 앞에 오는 세상입니다.
무소유로 살고픈 모하비는 오빠와 조카들이 사용했던
것을 재사용하는 품목만도 여행용 가방에
가득 입니다.
그리고 대구의 언니가 보낸 건어물도
절반은 오빠네 두고 왔습니다.
그 외 고추장과 된장은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의 자존심이라 무거워도 가지고 왔습니다.
이것에 미숫가루도 챙기고 집밥주의 모하비는
고운 고춧가루 한 줌도 챙겼습니다.
마음대로 분말처럼 갈아 주는
방앗간이 없는 미국살이의 단점입니다.
모하비는 다시 오빠 혼자 3일간 임시 적응기를
하라는 말을 남기고 내일 새벽에
지방으로 떠나는 일정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호남선 KTX를 타기 위해서
새벽 4:50 기상하여
전철로 용산역에 도착하여 요모조모
구경하니 물건 보관함이 어디에나 있어
편리해 보여 신기합니다.
심지어 겨울코트를 입는 시즌이라
박물관마다 스스로 비밀번호를 넣고
옷을 보관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미국 동부도 겨울추위로 박물관을 가면
일일이 코트를 걸어서 보관 번호를 주는데 이 일도
한 사람 이상이 꼭 일하게 하는데
한국은 이 과정을
스로로 하여서 방문자도 편리했습니다.


용산역에서 호남선 플랫폼에
들어와 기다립니다.
지인의 초청으로 전라남도의 지리산과 노고단
그리고 박경리 토지의 무대인 경상남도 악양으로
갑니다.

열차 플랫폼이나 버스 정류장에는
고객 대기실이라는 부스가 있습니다.
원래 버스 정류장과 기차 플랫품에 서서 기다리면
황소바람이 오금을 저리게 하는 추위입니다.
저 부스에 들어가면 의자는 따뜻하여
일어나기 싫을 정도입니다.
물론 부스 안의 공기도 따뜻한 사랑방 같습니다.
3년 전에 모하비가 방문했을 때보다
시민을 위해 많은 배려도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습니다.

기차에 앉았습니다.
KTX를 서울에서 가장 먼 부산과
여수도 3시간이면 충분하니 피곤함을 모르고
이동이 편리해졌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반나절이 소비되어
모하비는 전철 첫 운행 시간에 맞추어
아침 7시 10분 KTX에 올랐습니다.

어젯밤 큰 눈을 예보했지만
다행히 서울의 적설량은 적었고
남부지방에 눈이 많이 내려서 기차 여행에
최고의 겨울 풍경을 볼수 있어서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모하비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두 번째 보는 눈입니다.

달리는 기차에 앉아 눈 내린 산야를 구경하는
호사를 누렸는데 이것은 순전히
여행자의 운입니다.

모하비가 운이 좋습니다.
따뜻한 기차에 앉아 설경도 구경하고

과일나무도 앙상하지만
열심히 잎눈을 겨울 추위에 적응시켜
봄에 더 맛있는 열매를 위해
인고하는 모습입니다.
추위는 강렬한 꽃을 피우는 과정입니다.

비닐하우스에 야채들이 있겠지요?
농가에 자그마한 집, 모하비가 꿈꾸는
딱 그 그림이
쌩쌩 달리는 기차에 앉아 만났습니다.
저 집의 행복한 전원 생활자는 누구일까!

넓은 논길 여름에는 벼의 생명줄인
수로가 일직선으로 뚫려 있고
한국인은 쌀소비량이 줄어 들었다지만
논은 조상과 내가 연결된 역사이자
지금의 삶이기도 합니다.

어디로 눈길을 돌려도 산야가
보이는 한국!
오늘도 오빠와 함께 기차를 탔다면 저 산자락도
줄줄 설명해 주고 탐사기도
말해 주웠을 것입니다.

일요일인 오늘은 오른쪽으로
큰 성당이 보이고 그 아래로 주차장에
자동차가 빼곡합니다.
삶의 절반 이상은 부모님의 기도의 힘으로
우리가 무사히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모하비도 좋은 자연을 만나도
낯선 땅의 여행지에서도
위험한 순간의 산속에서도
수시로 보석님과 상전님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됩니다.
부모는 희생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남원역에 도착하고 다음 역이
구례역입니다.

버스와 전철 그리고 기차에는
언제나 다음 차편을 알려 주는 전광판이
역마다 있으니
성품이 급한 한국인을 진정시켜 주는
최고의 아이디어입니다.
선진국화 된 모습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촌에는 하얀 눈으로 변했습니다.

모하비는 전라남도 여천에서
3년을 살았기에 여수와 화개장터와
지리산의 노고단을 가 보았고 여러 절을
다녔지만 전라남도 구례는 처음이라
설레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과
그 높은 산으로 내리는 물이 흘러
달리는 기차의 창으로도 풍요롭게
보입니다.

개천에는 살얼음이 살짝 보입니다.

구례역의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은
미리 기다리고 있는 지인의 성품과도
닮았습니다.

지인과 함께 스치는 차창으로
노고단의 풍경을 눈으로 따라가
마음은 노고단 산자락을 달립니다.

용산역에서 KTX는 2시간 30분만에
구례에 도착하여 구례 여행도 서울에서 편리합니다.
단지 여기저기 명승지를 보려면
렌트를 하지 않으면 일일이 택시를 타야 하
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구례역을 빠저 나오면
구례에서 볼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오산 사성암, 노고단, 지리산, 화엄사,
지리산 호수공원, 천은사, 연곡사 피아골,
지리산 온천, 송광사, 낙안읍성,
순천의 만 습지와 영화촬영장, 등의 다양한
명성지를 자랑합니다.

모하비의 고향은
과수원이 많은 평지의 대평원이어서
마을마다 산이 둘러싸인 산촌의 구례는
낯설기보다는 온화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지난밤 남부 지방에 눈이 더 내려
이미 녹았는데 음지에는
잔설이 있고 운전이 조심스럽습니다.
높은 지리산 노고단 일대에는 새하얀
눈을 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구례군 간전면에 지인이
살고 있습니다.

지인의 집에 도착하자 마당에는
누구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은 빈 집으로
지인의 세 번째 집? 입니다.
구례에는 명소가 많은 만큼
예술인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 오지 속에 은둔을 즐기면서도
여전히
개인적인 작품 활동을 하느라 노년기에도
바쁜 삶을 살아가는 예술인을 두루 만났습니다.
모하비의 25년 지기 지인은
예술인은 아니지만
모하비가 존경하는 분 중의 한 분으로
다음 글에서 모하비의 지인과 그의
전라남도 구례의 집과 경상남도 악양면의
두 채의 집은 자연인같은 비자연인으로
사는사연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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